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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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 앤 짐 - 윤리와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 영화

400번의 구타 - 거장의 자전적 성장 영화
피아니스트를 쏴라 - 우유부단한 사내의 인생 유전

절친한 친구 사이인 독일인 쥴(오스카 베르너 분)과 프랑스인 짐(앙리 세르 분)은 석상을 꼭 빼닮은 여인 카트린(잔 모로 분)을 만나게 됩니다. 카트린과 쥴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지만 한 남자에게 만족할 줄 모르는 카트린은 참전하고 돌아온 짐과 사랑하게 되고 쥴과 짐, 카트린은 동거하게 됩니다.

앙리 피에르 로세의 소설을 누벨 바그의 거장 프랑소와 트뤼포가 영화화한 1961년작 ‘쥴 앤 짐’은 몇 십 년에 걸친 세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담담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안주할 줄 모르고 변덕이 심한 카트린과 국적에 대한 고정관념을 역전시킨 나약한 독일인 쥴, 냉정한 프랑스인 짐, 이 독특한 캐릭터들의 힘은 대단히 강렬하여 윤리적 잣대로는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세기의 사랑을 합리화시키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도 서로에 대한 우정을 의심하지 않는 쥴과 짐도 대단하지만 객관적으로는 지탄 받아 마땅할 카트린이라는 캐릭터를 형상화하는 잔 모로의 매력은 단순히 예쁘다, 혹는 아름답다, 라는 수준을 가뿐히 뛰어넘을 정도로 아찔한 흡인력을 발휘합니다. 지금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나레이션으로 스토리와 심리 묘사를 이끌어가지만 몇 십 여년 동안의 사건들을 105분으로 압축했기에 속도감이 넘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여기에 프랑소와 트뤼포의 장기인 아름답고 발랄하면서도 실험적인 영상은 ‘쥴 앤 짐’이 단순한 애정극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기여합니다. 남장을 한 카트린과 쥴과 짐이 철로 위 육교를 달리는 유명한 시퀀스에서 세 사람이 동거하는 호젓한 전원 주택에 이르기까지 아름답고 발랄한 화면 구성은 현란한 카메라 워킹과 정지 화면, 오버 랩 등을 비롯한 다양하고도 실험적인 기법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제작된 지 40여년이 넘었지만 세련된 영상미는 여전합니다. 따라서 영화를 ‘공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입니다.

일기를 뒤져보니 군대 말년 휴가를 나왔던 1997년 2월 15일에 지금은 폐관된 ‘동숭 씨네마텍’에서 ‘쥴 앤 짐’을 본 지도 어언 10년이 조금 못되어 갑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스크린을 응시하며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특히 엔딩의 쥴의 쓸쓸하면서도 안도하는 눈빛은 잊을 수 없습니다.

덧글

  • 일낸다 2006/01/23 23:19 #

    한때 거의 모든 커피숍에 무슨 이발소 그림처럼 저 포스터가 딱 붙어있었드랬죠. 싱글즈(한국영화말고요), 그랑블루, 베티 블루 37.2 등등도 기억이 나네요.
  • 디제 2006/01/24 23:41 #

    일낸다님/ 후후, 일낸다님도 저와 비슷한 세대이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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