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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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영화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의 일반판을 극장에서 두 번, 확장판을 극장에서 한 번(CGV에서 작년 말 확장판의 프린트를 한 벌 수입해 개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판과 확장판을 dvd로 몇 차례, 역시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을 같은 회수로 감상했습니다만 저는 ’반지의 제왕‘에 관한 애정 따위를 표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극장에서만 열 번 보았다는 분도 계시니까요. 올 초에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이하 ’왕의 귀환‘)을 극장에서 두 번째 감상했을 때 엔드 크레딧에서 애니 레녹스의 ’Into the west'가 울려퍼지며 등장 인물들의 스케치가 지나가자, 3년 동안 사귀었던 연인과 작별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숀 빈의 스케치가 나와 줘서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왕의 귀환’의 일반판 dvd를 보면서 ’러닝 타임이 장난이 아닌 이 영화를 반복해서 감상해도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라는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우선 톨킨의 원작 소설이 명작이기 때문에, 라는 간단한 대답도 가능합니다만 영화가 원작에 눌리거나 원작을 손상하지 않고 적절히 압축하고 각색되었다는 점은 분명 다른 각도로 높이 사야할 것 같습니다. '삼국지' 같이 재미있는 원작도 함량 미달로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되면 썰렁한 반응이 뒤따른다는 것을 중국에서 이미 증명한 바 있습니다. 물론 톰 봄바딜이나 글로핀델, 임라힐 등이 아예 등장하지 않고 사루만이 ’왕의 귀환‘에서 누락되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투정 같습니다. 사루만은 확장판 dvd에는 등장할 것이고 크리스토퍼 리는 내년에 개봉되는 ’스타 워즈 3 - 시스의 복수‘에 출연하겠지요. (그러고 보니 에오윈과 메리가 말을 달려 올리펀트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넘어 뜨리는 장면에서는 ’스타워즈 5 - 제국의 역습‘에서 설원 속에 AT-AT를 넘어 뜨리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X윙이 연상되더군요.)

환상적이지만 결코 부자연스럽거나 유치해보이지 않는 화면도 대단합니다. 비록 21인치 밖에 안되는 제 TV이지만 그렇다고 아름다운 영상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내년 초에 좀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프로젝션 TV부터 당장 살 겁니다. 소파도 갖추고요. 제 사는 모습은 어쩌면 조만간 공중파에서 보게 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옆집이나 아랫집에서 쫓아 올라올까봐 조마조마한 채 앰프 리모콘을 만지작거리면서 보게 만드는 음향은 어떻습니까. 수십만의 사루만 군대의 진격에서 울리는 중저음과 나즈굴이 내뿜는 어마어마한 괴성은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5.1ch 갖추길 잘 했군.’ 이라며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 dvd이니까요.

‘반지의 제왕’에서의 절대 반지를 핵무기 같은 것으로 비교하는 것은 얕은 비유인 것 같습니다. 절대 반지는 불교에서 말하는 미망(迷妄) 즉, 어리석은 욕심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미망이, 마치 절대 반지를 손에 낀 사람처럼, 사람에게 강력한 힘을 불어 넣을 수도 있지만 그 힘으로 이루어지는 성취감 뒤에는 허탈감과 또 다른 미망 밖에 남지 않습니다. 마치 인생 살이가 바닷물을 계속 퍼마시며 갈증에 시달리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그렇게 지고 가기 힘들어 하고 버리지 못했던 반지가 겨우 용암 속으로 들어가자 프로도는 해방됩니다. 우리가 가진 미망을 지고 가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하고 있으며 버리는 것은 더욱 힘들지만 버리고 났을 때의 홀가분함은 결코 버려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 같습니다. 하긴 영화를 매일 같이 보며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더 나은 시스템을 갖추길 원하는 저도 결국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속물에 불과하겠지만 말입니다.

덧글

  • 세계의적 2004/08/08 02:54 #

    두개의 탑을 안보고 넘어가서인지, 원작을 읽지도 않아서인지 몰라도 반지 원정대도, 왕의 귀환도 저는 그냥 그렇더군요.
    (재미 없다는건 아니지만)
    군데군데 피터 잭슨의 테이스트가 보이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저는 데드 얼라이브나 천상의 피조물들을 만들던 때의 피터 잭슨이 좋습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별로 피터 잭슨의 영화로 치고 싶지 않아요.
    차기작인 킹콩에 기대 해 봅니다.
    그러고 보니 8월에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다고 들었는데......
  • 디제 2004/08/08 12:51 #

    세계의적님 / 저도 킹콩 기대만빵입니다.
  • zenca 2004/08/08 16:56 #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을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다시 보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안생기더군요. 그리고 마지막 3편은 후반부가 너무 길어서 다시 보기에도 그럴 것 같았구요.
    절대반지를 불교의 미망에 비유한 점이 신선하네요^^
  • 디제 2004/08/09 00:14 #

    zenca님/ 다시 '왕의 귀환'에 도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리 다시 봐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더군요.
  • 반딧불이 2004/08/13 02:49 #

    ^^ 제가 그 왕의 귀환을 극장에서 13번이나 본, 약간은 이상한 녀석입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정말 봐도봐도 지겹지가 않아요. 주위에서 지겹지 않냐고 아무리 그래도 저는 볼때마다 새로운 맛이 느껴지는 걸요.

    왕의 귀환이 개봉하기 전날밤에 흥분해서 잠못 이루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영화가 아닌 하나의 이벤트였죠. 살아가면서 영화에서 이런 경험을 다시 누릴수 있을지...
  • 디제 2004/08/13 14:46 #

    반딧불이님/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이상하다뇨. ^^
  • 재롱바라기 2004/11/30 10:58 #

    리골라스.. 아아...//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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