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들 - 역사는 촌극일 뿐
바람을 피우는 변호사 영작(황정민 분)의 아내 호정(문소리 분)은 자신을 엿보는 옆집의 고등학생 지운(봉태규 분)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입양한 아들을 집에 두고 지운과 함께 밤 산행을 나선 호정은 지운과 점차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처녀들의 저녁 식사’, ‘눈물’에 뒤이은 임상수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바람난 가족’은 최근작 ‘그 때 그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그가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특유의 관조적이면서도 냉소적인 관점으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등장하는 우스꽝스런 장면에서도 마음껏 웃기에는 민망하며 감상 후 의외로 피곤한 것이 바로 임상수 작품 세계의 특징입니다. 그것은 현대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어둡고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바람난 가족’에서도 불륜이라는 가장 중요한 주제 이외에 한국 전쟁 당시 양민 학살이나 빈부 격차와 같은 문제들도 조명됩니다.
영작과 호정 이외에 죽음을 앞두고도 태연한 영작의 아버지(김인문 분)나 남편의 죽음을 앞두고도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영작의 어머니(윤여정 분), 학교를 때려치운 부잣집 문제아 지운, 술을 마시고 주정하며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우체부(성지루 분)에 이르기까지 ‘바람난 가족’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코 앞일을 생각하지 않으며 쿨한 것을 뛰어넘어 부조리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윤리적 잣대로 단순히 재단하기에는 관객 자신이 윤리적이지 않은데다가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고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측은하게 느껴집니다. 설령 그들이 섹스를 탐닉한다 해도 그것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등장인물도 관객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는 섬뜩하리만치 허무합니다. 포스터의 문소리의 요염한 포즈 때문에 ‘바람난 가족’을 에로 물쯤으로 예단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섹스 씬(결코 러브 씬이나 베드 씬이라는 단어는 ‘바람난 가족’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에로틱하거나 섹시하게 묘사되기보다 동물적이고 거칠게 그려집니다.
독특한 정서 때문에 ‘바람난 가족’은 한국 영화보다는 서양 영화들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군상들이 이리저리 얽히는 과정을 핸드 헬드와 롱 테이크로 잡아냈다는 점에서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들을 짜맞춘 로버트 알트만의 ‘숏 컷’을 연상케 하며 10대 후반의 남자가 옆집을 망원경으로 엿본다는 점은 크지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의 ‘십계 6 - 간음하지 말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황정민의 뜨기 직전의 모습이나 언제나 몸을 아끼지 않고 연기하는 문소리도 인상적이지만 시트콤 전문 배우나 개그맨으로 쯤으로 여겨졌던 봉태규의 어설픈 듯한 성격 연기와 피를 뿜어내면서도 관객을 웃기는 김인문이 더욱 강렬했습니다. 특히 죽음을 앞두고 ‘김일성 장군~’을 군가로 읊어대는 김인문의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처녀들의 저녁 식사’, ‘눈물’에 뒤이은 임상수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바람난 가족’은 최근작 ‘그 때 그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그가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특유의 관조적이면서도 냉소적인 관점으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등장하는 우스꽝스런 장면에서도 마음껏 웃기에는 민망하며 감상 후 의외로 피곤한 것이 바로 임상수 작품 세계의 특징입니다. 그것은 현대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어둡고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바람난 가족’에서도 불륜이라는 가장 중요한 주제 이외에 한국 전쟁 당시 양민 학살이나 빈부 격차와 같은 문제들도 조명됩니다.
영작과 호정 이외에 죽음을 앞두고도 태연한 영작의 아버지(김인문 분)나 남편의 죽음을 앞두고도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영작의 어머니(윤여정 분), 학교를 때려치운 부잣집 문제아 지운, 술을 마시고 주정하며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우체부(성지루 분)에 이르기까지 ‘바람난 가족’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코 앞일을 생각하지 않으며 쿨한 것을 뛰어넘어 부조리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윤리적 잣대로 단순히 재단하기에는 관객 자신이 윤리적이지 않은데다가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고독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측은하게 느껴집니다. 설령 그들이 섹스를 탐닉한다 해도 그것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등장인물도 관객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는 섬뜩하리만치 허무합니다. 포스터의 문소리의 요염한 포즈 때문에 ‘바람난 가족’을 에로 물쯤으로 예단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섹스 씬(결코 러브 씬이나 베드 씬이라는 단어는 ‘바람난 가족’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에로틱하거나 섹시하게 묘사되기보다 동물적이고 거칠게 그려집니다.
독특한 정서 때문에 ‘바람난 가족’은 한국 영화보다는 서양 영화들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군상들이 이리저리 얽히는 과정을 핸드 헬드와 롱 테이크로 잡아냈다는 점에서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들을 짜맞춘 로버트 알트만의 ‘숏 컷’을 연상케 하며 10대 후반의 남자가 옆집을 망원경으로 엿본다는 점은 크지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의 ‘십계 6 - 간음하지 말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황정민의 뜨기 직전의 모습이나 언제나 몸을 아끼지 않고 연기하는 문소리도 인상적이지만 시트콤 전문 배우나 개그맨으로 쯤으로 여겨졌던 봉태규의 어설픈 듯한 성격 연기와 피를 뿜어내면서도 관객을 웃기는 김인문이 더욱 강렬했습니다. 특히 죽음을 앞두고 ‘김일성 장군~’을 군가로 읊어대는 김인문의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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