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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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겔리온 리뉴얼 dvd 감상 완료 애니메이션

에바를 회고하며 - 리뉴얼 dvd 발매에 부쳐
이번 휴가는 사람 한명 만나지 않고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과 집에서의 '신세기 에반겔리온'(이하 '에바') 리뉴얼 dvd 감상에 내내 할애했습니다. 너무 더워서 움직이고 싶은 생각도 나지 않았고 어차피 훌쩍 떠날 정도의 돈은 모아 놓았기에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별로 아쉽지 않았습니다. 영화 많이 보고 '에바' 리뉴얼 dvd 감상을 완료한 것은 나름대로 보람있었습니다. 몰아서 볼 수 있는 짬이 흔치 않으니까요.

오랫동안 사귀어서 모든 것을 속속들이 다알다시피 하는 애인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지나친 애정으로 인해 객관성이 상실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제게 있어 '에바'가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에바'는 극단적인 호오가 갈리는 작품입니다.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간에 에바에 관한 토론이 시작되면 감정적인 논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심지어 건담 시리즈의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에바'를 쓰레기로 취급할 정도이기도 합니다.

정체불명의 사도라는 생물체의 공격을 받는 제3신도쿄시를 방어하는 네르프라는 조직의 에바를 조종하는 14세의 소년 이카리 신지의 내면을 중심으로 하는 스토리 전개와 비밀 투성이의 '인류보완계획'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내용의 TV판에서는 사이코 드라마를 연상케하는 25, 26화의 참혹스런 결말에 팬들이 분노해 제작사인 가이낙스와 제작진에 대한 위협마저 가해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TV판과는 달리 리테이크를 거쳐 5.1ch로 보완된 리뉴얼 dvd 안의 25, 26화에서는 쉴새 없이 5개의 스피커를 돌아가며 나오는 사운드만으로도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내면을 파고드는 TV판의 결말도 '멀티 엔딩'의 하나로서는 나쁘지 않더군요.

또한 '에바'는 TV판 애니메이션답게 작화의 수를 적절하게 줄여나간 것이 눈에 띕니다. 뱅크 신보다는 정지된 컷에서 음향이나 대사, 배경음악을 통해 감정의 극대화를 노린 것은 매우 효율적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4화에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 나오는 가운데 카오루를 손에 쥔 에바 초호기의 무지막지한 롱테이크(?) 장면이었습니다. 아마 비디오나 컴퓨터를 통해 이 장면을 처음 보신 분들은 기계가 고장난 줄 아셨던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에바'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이제는 흔한 방식이 되어버린 장르간의 혼합(일종의 '퓨전'이라고 할까요.)을 정착시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성향은 로봇물이지만 그것은 단지 표면적인 것일 뿐이고 특촬물에, 학원물, 미소녀물에 스릴러마저 결합시켰습니다. 에바는 '마징가 Z' 이래로 쓰이게 된 용어인 '인조인간'이지만 폭주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괴수 같고 에바의 모든 파일럿들이 함께 다니는 학교가 조명되며 레이, 아스카, 미사토 등 다양한 타입의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들이 상당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미소녀물이라해도 과언이 아니고 '인류보완계획'을 둘러싼 제레와 네르프, 일본 정부, UN간의 대립은 스릴러나 첩보물을 연상케합니다.(이를 뒷받침하는 캐릭터가 카지 료지입니다.) 따라서 다음편을 보게 만드는 몰입도가 상당합니다. 여기에 에로티시즘을 적당히 혼합하여(이런 걸 '엣지 물'이라고 하나요? '에바'는 노골적인 편은 아닙니다만...) 애니메이션 팬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10대 중반 이후의 남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샤워를 마친 레이의 벗은 몸이나 과감한 노출을 꺼리지 않는 미사토와 아스카의 옷차림과 카지와 미사토의 베드신이 노골적인 것이라면 붕대로 온몸을 감싼 채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낸 초반부의 레이의 모습은 남자 시청자의 새디즘적인 잠재 욕망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불법 복제 비디오 테잎으로 보던 시절에는 잘몰랐습니다만 성우 캐스팅도 화려했습니다. 주연급이야 다들 잘아실테니 별로 할말이 없겠지만 잠깐 지나가는 캐릭터들조차도 다른 작품에서는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성우들이었습니다. 스즈하라 토우지를 맡았던 것이 세키 도모카즈('기동무투전 G건담'의 도몬 캇슈)라는 것도 이번에야 알았고 네르프 사령실의 아오바 시게루 역에는 코야스 다케히토('신기동전기 건담 윙'의 젝스 마키스, '턴에이 건담'의 김 긴가남,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무우 라 프라가), 아스카의 아버지 역으로 세키 토시히코("신기동전기 건담 윙'의 듀오 맥스웰,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라우 루 크루제'), 아스카의 친어머니 역으로는 가와무라 마리아(성전사 단바인의 '참 화우', '기동전사 Z 건담'의 벨토치카 일마,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의 쿠에스 파라야)까지 엔드 크레딧을 보니 중량급 성우들이 정말 많이 참여했더군요.

'에바'의 복잡한 용어와 설정에 관해서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호감을 가지고 끝까지 시청하신 분이라면 인터넷에 흔하게 널려 있는 자료를 통해 '인류보완계획'이나 '사도', 'AT필드', 'N2지뢰'가 무엇인지 이미 찾아보셨을테고 만일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이시라면 스포일러가 될테니까요.

오늘밤은 '아이 로봇'을 극장에서 보고 와서 '엔드 오브 에반겔리온'의 LD를 꺼내보고 싶어졌습니다. 진정한 '인류보완'을 통해 제 블로그를 찾아주는 모든 이들의 AT 필드가 허물어졌으면 하는 여름밤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혐오하지 않고 진정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겠지요.

P.S. 5,6년전 처음 감상했을 때에는 아스카가 좋았습니다만 지금은 미사토가 더 좋아졌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확실히 여자 보는 눈도 달라지나 봅니다. 레이는 인간같지 않아서 별로입니다.

덧글

  • 염맨 2004/08/01 22:54 #

    대표적인 것이 24화에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 나오는 가운데 카오루를 손에 쥔 에바 초호기의 무지막지한 롱테이크(?) 장면이었습니다.


    미쳐버리는 장면이죠.
  • 염맨 2004/08/01 22:55 #

    인류보완계획에 의해 지구의 사람들이 죄다 죽어나갈 때, 그 노래와 이미지 정말 좋아해요. 모든 영화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으라면 아마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듯
  • LINK 2004/08/01 23:05 #

    ^^ 트랙백 해주신 것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링크 신고드리겠습니다.
  • 온창훈 2004/08/04 17:38 # 삭제

    원래부터 미사토가 좋았던 저는 뭡니까? -_-;;
    DP에선 자막때문에 말이 많던데 디제님 보시기엔 어떠셨는지요?
  • 디제 2004/08/04 17:44 #

    염맨님/ 저도 인류보완이 이루어지는 극장판의 장면을 좋아합니다.
    LINK/ 링크 대환영입니다. 자주 놀러오십시오.
    창훈님/ 제가 좀 어렸나봐요. 이제 정신을 차리는 걸지도요. 자막은... 키고 보긴 했는데 별로 의지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 meta 2004/08/05 16:13 #

    AT필드.. 존재를 유지시켜주는 것이기도 하지않을까요?
    완벽한 소통도 좋지만, '서로'란 말과 '이해'란 말을 좋아합니다.. ^^;
    예약구매한 DVD 는 보기는커녕, 아직 집에 가져가지도 못했습니다. 얼른 모셔가야 하는데..-,-
  • 정성학 2004/08/14 20:28 # 삭제

    전 아스카 팬이애요 아직도 좋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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