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 과연 인간의 기억은 진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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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알래스카로 살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파견된 윌 도머(알 파치노 분)는 내사과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동료 햅 에커드(마틴 도노반 분)는 내사에 협조하겠다며 도머를 곤란하게 합니다. 알래스카 현지의 젊은 여수사관 엘리 버(힐러리 스웽크 분)와 함께 범인을 쫓던 도중 윌은 짙은 안개 속에서 동료 햅을 살해하고 맙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02년작 ‘인썸니아’는 전작 ‘메멘토’에 눌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나이트 샤말란이 ‘식스 센스’ 이후 ‘언브레이커블’이 종반의 반전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된 것처럼 ‘인썸니아’도 ‘메멘토’처럼 충격적인 내러티브나 결정적인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외면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썸니아’는 ‘메멘토’의 그늘을 걷고 냉정하게 보면 오히려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우선 캐스팅부터 화려합니다. 알 파치노, 로빈 윌리암스, 힐러리 스웽크를 한 작품에서 보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찰학교의 수사 교범에 등장할 정도로 유능한 수사관으로 알 파치노가 분한 윌 도머는 ‘히트’의 빈센트 한나와 동일인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범인을 잡으려는 열망이 강합니다. 원소속이 LA 경찰국이라는 점도 동일합니다. 부드러운 선역으로 각인된 로빈 윌리암스가 악역 월터 핀치를 맡아 담담하게 살인 과정을 술회하며 윌과 거래하려는 모습은 나름대로 어울립니다. ‘인썸니아’를 전후로 아카데미를 두 번이나 수상한 힐러리 스웽크도 알 파치노와 로빈 윌리암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개봉 전부터 로빈 윌리암스가 악역을 맡아 화제가 될 정도였으니 ‘인썸니아’의 초점은 범인의 정체나 검거 과정에 맞춰지는 것은 아닙니다. 동료를 살해한 수사관 윌의 불면의 나날들과 그 심리 묘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윌이 햅을 살해한 것은 치밀한 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이후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결국 수사관이 범인에게 위협당해 거래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수사관이 동료와 힘을 합쳐 범인을 검거한다는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상당히 차별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인썸니아’의 장점입니다. 초반부에 예리하게 살인 사건을 짚어 나가다 중반부 이후부터 판단력을 상실하고 약점으로 인해 불안에 시달리는 윌의 심리 묘사는 각본과 편집, 배우의 연기 모두 탁월합니다. 여기에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공간적 배경으로 거의 묘사되지 않았던 알래스카의 풍광은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거대한 자연과 퇴락한 거리는 영화의 우울한 분위기에 일조합니다. ‘메멘토’의 편견을 씻고 작품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인썸니아’는 그냥 버려지기에는 아까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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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02년작 ‘인썸니아’는 전작 ‘메멘토’에 눌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나이트 샤말란이 ‘식스 센스’ 이후 ‘언브레이커블’이 종반의 반전이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된 것처럼 ‘인썸니아’도 ‘메멘토’처럼 충격적인 내러티브나 결정적인 반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외면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썸니아’는 ‘메멘토’의 그늘을 걷고 냉정하게 보면 오히려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우선 캐스팅부터 화려합니다. 알 파치노, 로빈 윌리암스, 힐러리 스웽크를 한 작품에서 보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찰학교의 수사 교범에 등장할 정도로 유능한 수사관으로 알 파치노가 분한 윌 도머는 ‘히트’의 빈센트 한나와 동일인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범인을 잡으려는 열망이 강합니다. 원소속이 LA 경찰국이라는 점도 동일합니다. 부드러운 선역으로 각인된 로빈 윌리암스가 악역 월터 핀치를 맡아 담담하게 살인 과정을 술회하며 윌과 거래하려는 모습은 나름대로 어울립니다. ‘인썸니아’를 전후로 아카데미를 두 번이나 수상한 힐러리 스웽크도 알 파치노와 로빈 윌리암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개봉 전부터 로빈 윌리암스가 악역을 맡아 화제가 될 정도였으니 ‘인썸니아’의 초점은 범인의 정체나 검거 과정에 맞춰지는 것은 아닙니다. 동료를 살해한 수사관 윌의 불면의 나날들과 그 심리 묘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윌이 햅을 살해한 것은 치밀한 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이후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결국 수사관이 범인에게 위협당해 거래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수사관이 동료와 힘을 합쳐 범인을 검거한다는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상당히 차별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인썸니아’의 장점입니다. 초반부에 예리하게 살인 사건을 짚어 나가다 중반부 이후부터 판단력을 상실하고 약점으로 인해 불안에 시달리는 윌의 심리 묘사는 각본과 편집, 배우의 연기 모두 탁월합니다. 여기에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공간적 배경으로 거의 묘사되지 않았던 알래스카의 풍광은 또 하나의 매력입니다. 거대한 자연과 퇴락한 거리는 영화의 우울한 분위기에 일조합니다. ‘메멘토’의 편견을 씻고 작품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인썸니아’는 그냥 버려지기에는 아까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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