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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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를 회고하며 - 리뉴얼 dvd 발매에 부쳐 애니메이션

10대 시절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특히 '그것')에 빠져 있었던 저는 재수와 대학 생활, 군입대로 인해 한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수원에서 명동의 중국 대사관 거리의 일본 서점가와 고속터미널 상가의 프라모델샵을 들락거렸던 열정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소득 없이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녔던 기억이 나는 군요.

1997년 가을 학교의 중강당에서 3일에 걸쳐 만화 동아리가 '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와 함께' 엔드 오브 에반겔리온'을 상영했고 유명하다길래 그냥 한번 보러가자,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설정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도 알지 못했고 에바의 TV판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엔드 오브 에반겔리온'의 25화 'AIR'에서 2호기의 부활과 양산기와의 혈투는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어린 시절 '마징가 Z'로부터 시작된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에 대한 환상이 다시 눈앞에 펼쳐진 것이었습니다. 왜 네르프라는 조직이 공격당해야하는지, 신지라는 남자애는 사내답지 못하게 망설이기만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엔드 오브 에반겔리온'의 충격은 제 일생의 전환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대여점에서 국내에 발매된 에바의 비디오를 빌려 보았습니다만 엉망으로 된 더빙(아스카가 아니라 '에레나'였던가요.)에 마구 잘려나간 영상은 오히려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을 증폭시킬 뿐이었습니다.

결국 용산 전자상가에서 개당 1만 5천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의 LD를 복제한 비디오 테잎으로 TV판과 극장판 전부를 꼬박꼬박 사모으며 에바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LD 플레이어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에바 극장판 LD 박스를 아르바이트로 번돈을 올인해서 일본에 있는 친구를 시켜 공수했습니다.

에바 덕분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돌아온 저는 직장에 취직하고 다소 넉넉하게 취미를 위해 지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저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에바는 잊혀진 작품이 되었고 저는 10대 시절부터 매달려왔던 '그것'의 세계로 복귀했습니다. 에바에 대한 열정이 식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바의 인기나 작품성에 관한 평가는 과대 포장된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로봇 애니메이션이 침체기였던 1990년대에 괄목할 만한 작품이었음에는 틀림없었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 하나만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에서 TV판과 극장판 모두를 묶어 악평을 받았던 dvd의 화질과 음질을 대폭 개선한 리뉴얼이 발매되었을 때, 저는 반년에 한번 정도는 일본에 가기 때문에 가서 중고샵을 뒤지면 정가의 60%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은 중고거래가 활발해서 왠만한 한정판 dvd나 LD라고 해도 리버티 같은 중고샵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죠. 제가 일본에서 공수했던 에바 극장판 LD 박스도 저렴한 가격으로 흔하게 중고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 설 연휴에 막상 일본에 가보니 에바 리뉴얼 dvd 박스는 '진짜 한정판'으로 소량만 발매되어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어 있었고 그나마 물량도 귀했습니다. 지를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포기하고 귀국했습니다.

다행히 국내에서 비록 극장판이 빠졌지만 에바 리뉴얼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발매전부터 오프라인의 샵에 예약하고 구입해서 3화까지 보았습니다. 비록 자막이나 북클릿, 특전 엽서 때문에 뒷말이 많지만 어차피 그런 것은 부차적인 문제고 정말 화질이나 음향 개선이 두드러지더군요. 과거 형편없는 화질의 복제 비디오 테잎에서 놓친 소리나 무심코 지나갔던 장면도 많았고요. 같은 작품이라 하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감상할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에바를 다시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절감하게 됩니다. 게다가 에바는 저를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복귀시켜 준 의미있는 작품이니까요.

덧글

  • Ritsuko 2007/09/05 06:58 #

    네르프의 국내명이 너브였어요. 다 합쳐서 10개 비디오로 내놓은 대원의 가위질은 에바를 더욱 난해하게 만들었죠.....
  • 디제 2007/09/05 09:33 #

    Ritsuko님/ 대원은 기본적으로 마인드가 안되어 있는 회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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