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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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센스 - 우아한 정중동의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

싸인 - 믿음에서 비롯되는 기적
빌리지 - 반전에만 의존하지 마시길

아동 심리학 박사 말콤(브루스 윌리스 분)은 과거 치료에 실패한 환자 빈센트(도니 월버그 분)에게 총격을 당합니다. 얼마 후 말콤은 이혼한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콜(할리 조엘 오스먼트)을 치료하려 하지만 학교에서 왕따당하고 부적응 상태에 있는 콜을 치료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말콤과 친해진 콜은 죽은 자들이 보인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식스 센스’ 이후 쏟아진 수많은 아류 때문에 폄하되는 면이 있지만 개봉 당시의 반응과 입소문은 대단했습니다. 영화를 보러 갔다가 극장 입구에서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관객들로부터 결말의 반전을 미리 들어버려서 김 새버렸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반전으로 관객을 유혹했습니다. 반전 같은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극장에 관람하러 갔다가 뒤통수를 맞았던 저에게는 ‘식스 센스’는 매혹적인 스릴러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의 반전을 모두 알아버린 상황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았을 때에는 과연 내러티브의 정합성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초점이었습니다. 즉, 초반부에서 중후반부까지의 상황 설정이나 이야기 흐름이 결말의 반전과 유기적이며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느냐에 집중한 것입니다. 결론은 예상 외로 내러티브가 촘촘하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결말의 얄팍한 반전에만 의지하는 엉성한 영화들로 인해 선구자격인 ‘식스 센스’가 폄하되는 면이 있지만 결코 엉성한 내러티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말을 알고 다시 감상하면 의외로 많은 구석에서 말콤의 정체에 관한 암시와 복선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식스 센스’의 또 다른 장점은 차분한 정중동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이 몇몇 있기는 하지만 그런 장면이 영화의 전부이며 매우 잔혹하게 묘사하는 일부 공포 영화들과 달리 ‘식스 센스’는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으며 결코 잔혹하게 묘사되지 않습니다. 단지 효과음이나 음악만으로 공포를 유발하는 가벼운 공포 영화들과 달리 우아함을 잃지 않는 미스테리 스릴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죽은 자들을 볼 수 있는 자신만의 능력을 혐오했던 콜이 원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영매가 되었다는 안착점은 상당히 동양적입니다. 감독 나이트 샤말란이 인도 출신이라는 점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일 것입니다.

극중에서 콜이 아니라 말콤에게 초점을 맞춰 본다면 ‘식스 센스’는 의외로 ‘사랑과 영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말콤 부부의 관계는 특히 상당히 유사합니다. 물론 이후에 등장한 ‘디 아더스’와 ‘쏘우’를 비롯한 ‘반전 영화’들이 ‘식스 센스’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연기는 부르스 윌리스를 압도합니다.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연기의 폭은 11살의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얼굴이 망가져(사실 망가졌다기보다 어릴 적 얼굴이 그대로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만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마스크는 어린 아이일 때는 귀엽지만 어른의 얼굴로는 결코 잘 생겼다고 보기 어렵죠.) 스크린에서 만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아역 스타들의 비운을 일찌감치 맛본 셈인데 최근 헐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아역 스타인 ‘아이 엠 샘’과 ‘우주전쟁’의 다코타 패닝이나 ‘네버랜드를 찾아서’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레디 하이모어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예는 걱정스러운 사례입니다. 양념으로 이후 자신의 영화에 모두 출연한 감독 나이트 샤말란(자신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스릴러의 대가 할프레드 히치콕에게서 착안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이나 초반부에 잠시 등장하는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도니 월버그를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잔재미입니다.

덧글

  • 죄다 2005/10/14 12:57 #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성장한 얼굴로 영화를 약간 보긴 했는데요. 국내엔 아직 소개가 안된 걸로 압니다만. 역시 얼굴이 좀 그런가...
  • 나르사스 2005/10/14 14:24 #

    저는 휴가갔다온 후임병한테 영화 추천해달랬다가 멋 모르고 줄거리 다 듣고 말았습니다. 어이구
  • 지킬 2005/10/14 18:25 #

    반전과 스릴러를 결합시킨 최대 원흉이죠. 요즘 관객들은 곧 반전=스릴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 Ritsuko 2005/10/14 23:19 #

    할리 조엘 오스먼트외에도 메컬리 컬킨이 더........유명한것 같습니다.

    도니 월버그하니까... 마크 월버그가 생각나네요... 뉴키즈 언더 블록에서 말키... 마크라는 예명으로 활동 했었지만... 요즘은 인디와 매이저를 뛰어넘으면서 활동을 하는 모습이 좋아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마틴 스콜세지의 Departed(무간도 리메이크)에서 출연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 SAGA 2005/10/15 00:55 #

    그러고보니 식스센스 팜플렛에 적혀있던 브루스 윌리스의 말이 생각나네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즉석에서 출연을 결정했던 단 세편의 영화중 하나가 식스센스라고......
  • 디제 2005/10/15 12:30 #

    죄다님/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성장한 다음에 출연한 영화는 국내에 개봉된 작품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제 더 이상 배우로 먹히기 쉽지 않은 얼굴이 되어버렸죠.
    나르사스님/ --;;;
    지킬님/ 반전과 스릴러를 결합시킨 원흉은 아니죠. 반전이 없는 스릴러는 없으니까요. 스릴러의 교범인 히치콕의 '사이코'나 '현기증'의 반전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지킬님이 말씀하시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겠습니다. 아무런 암시 없이 생뚱맞은 반전으로 승부하려는 '식스 센스' 이후의 아류작이 많다는 말씀이시죠. 저도 그점은 동감입니다. 하지만 '식스 센스'나 나이트 샤말란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죠. 이후의 나이트 샤말란도 반전에는 그다지 집착하지 않고 있고요.
    Ritsuko님/ 도니 월버그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출연했고 마크 월버그는 '부기 나이트'나 '커럽터', 팀 버튼의 '혹성탈출'에도 출연했었습니다. 둘 모두 가수 출신인데 지금은 그럭저럭 나가는 배우가 되었죠. 도니 월버그가 마크 월버그의 형입니다.
    SAGA님/ '단 한 편'이 아니라 '단 세 편'이라고 하니까 좀 이상한데요... --;;;
  • Ritsuko 2005/10/15 15:16 #

    도니 월버그가 동생인지 형인지 구분이 안갔었는데... 감사합니다...
  • 퍼플 2005/10/17 19:24 #

    마크 월버그가 원래 가수였군요! 팝쪽에 관심이 없다보니... -_-;
  • 디제 2005/10/18 13:00 #

    Ritsuko님/ ^^
    퍼플님/ 가수 시절에도 알아주는 래퍼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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