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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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 사랑은 뫼비우스의 띠 영화

학원 강사 인영(김정은 분)은 학원에 다니는 고1 남학생 이석(이태성 분)이 고교 시절 첫사랑과 이름과 용모가 똑같다며 한 눈에 반합니다. 인영과 플라토닉하게 동거하는 정우(김영재 분)는 인영에게 미국에서 진짜 이석이 돌아왔다며 만나라고 합니다.

‘해피 엔드’의 정지우 감독의 두 번째 상업 영화 ‘사랑니’는 10대 소년이자 제자와 사랑에 빠진 서른 살 여성의 심리와 그녀의 주변에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을 묘사하는 멜러물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멜러물로 보기에는 의외로 내러티브가 중층적이며 시공을 오고가며 겹치기 때문에 전체적인 스토리 얼개를 파악하는 것이 의외로 만만치 않습니다. ‘메멘토’ 수준의 복잡함은 아니지만 멜러물 치고는 상당히 독특한 서사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랑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고나 할까요. 굳이 비슷한 구조의 작품을 꼽으면 이와이 슌지의 ‘러브 레터’나 김대승의 ‘번지 점프를 하다’를 연상할 수 있습니다. 선입견이나 초반부의 느슨한 전개에 마음을 놓고 있다가는 의외의 반전에 역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전개는 ‘사랑니’의 숨겨진, 그렇지만 커다란 매력 포인트입니다.

김정은에 대한 세간의 평은 매우 박합니다. ‘인조인간’이라는 비아냥이나 ‘나비’, ‘불어라 봄바람’ 등 영화의 연속 실패, 드라마 ‘루루 공주’의 출연 거부 파문 등 연기자로서 기본도 다 하지 못하다는 것이 중평이었습니다. 김정은 스스로도 귀엽거나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던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니’의 김정은은 다릅니다. 일체의 과장된 연기나 개그는 모두 배제되었습니다. 첫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진 서른 살의 여성의 섬세한 감정선을 훌륭히 연기합니다. ‘사랑니’의 감상평에 자주 등장하는 ‘김정은의 재발견’이라는 문구는 결코 아까운 것이 아닙니다. 김정은과 더불어 17세의 조인영을 연기한 정유미나 푸근하고 성숙한 동거남 김영재도 인상적입니다.

‘해피 엔드’에서 불륜에 가혹한 형벌을 내린 정지우 감독이었지만 ‘사랑니’에서는 비록 주변의 시선은 차갑지만 꿋꿋이 이겨내는 10대 소년과 학원 강사와의 사랑을 우직하게 밀어붙입니다. 한국 영화가 여전히 ‘착한 영화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인간이 영화를 통해 보다 많이 묘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회와 한국 사람 모두 결코 도덕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데 영화와 그 등장인물만 반듯한 것은 위선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덧글

  • 지킬 2005/10/06 09:47 #

    욕망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녹색의자>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녹색의자>와 마찬가지로 관객들은 '착한 영화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인지 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 purplia 2005/10/06 16:50 #

    보러가고싶은데, 아아. 이상하게 시간이 안 나고 있습니다..
    디제님 포스팅 덕택에 보고싶은 마음 플러스 알파 되었어요 ;ㅁ;
  • Fermata 2005/10/06 17:40 #

    김정은 때문에 볼 생각도 안 했던 영화인데,
    디제님 리뷰 읽고나니 보고싶어졌어요-
    그나저나 시험기간이라 볼 수나 있을지 -_ㅜ
  • 동경 2005/10/06 22:27 #

    왠지 봐야할 것 같은 영화네요.
    전 김정은이 출연한 영화는 대체로 다 별로였기에 보고 싶지 않았는데;

    근데 김정은은, 당사자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인조인간 맞아요.
    김청경에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메이크업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녀의 '비포'를 보고 완전 경악했었거든요;;;;
  • 마리 2005/10/06 23:00 #

    전 이상하게 김정은이 귀엽더군요.
    연기를 잘 하는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보고있으면 "귀엽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호감이 가는 배우예요.
    음...아직 사랑니는 못봤지만요.
  • 디제 2005/10/07 03:10 #

    지킬님/ 동감입니다. 관객들은 항상 쉽고 착한 영화만 좋아하죠.
    purplia님, Fermata님/ 여자분이라면 더욱 공감갈만한 영화입니다. 놓치지 마세요. ^^
    동경님/ 제가 말하는 '인조인간'은 사실 메이크업 이전과 이후가 아니라 성형수술 이전과 이후였습니다만... --;;;
    마리님/ 귀엽기는 한데 그동안은 그게 전부였죠. 하지만 '사랑니'는 좀 다릅니다.
  • 동경 2005/10/07 16:10 #

    '비포'는 노메이크업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어디를 어떻게 성형했는지 알 수 있었다는 말을 줄여 표현한 거였는데요;
  • agnes 2005/10/07 21:00 #

    영화줄거리가 녹색의자란 영화와 매우 유사해서 어떻게 풀어 그렸는지 궁금했습니다. 보러가야 겠네요.
  • 디제 2005/10/08 10:17 #

    동경님/ 앗, 옆에서 보면 더 잘 알 수 있는 거였군요.
    agnes님/ '녹색의자'는 보지 못했는데 아마 '사랑니'와는 좀 다른 작품이라는 것이 중평이던데요.
  • 사비나 2005/10/10 22:26 #

    잘 읽고 갑니다! 이 영화 새로워서 좋아요 ^^
  • 디제 2005/10/11 11:36 #

    사비나님/ 멋대로 트랙백 걸었는데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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