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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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 대한민국 학교 다 X까라 그래! 영화

1978년 말죽거리의 악명 높은 정문고로 전학 온 현수(권상우 분)는 버스에서 우연히 본 은주(한가인 분)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하지만 같은 반 친구 우식(이정진 분)이 은주와 사귀자 마음아파 합니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유하의 ‘말죽거리 잔혹사’는 이사장을 비롯한 학원 비리와 폭압적인 학생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았던 상문고가 배경입니다. (이미 상문고는 ‘두사부일체’에서 ‘상춘고’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유신 말기를 배경으로 교련 선생을 비롯한 교사들은 학생들을 짐승 다루듯 구타하며 선도부의 폭력이 횡행하는 학교는 지옥입니다. 비록 최근에는 이와 같은 학원 폭력(소위 ‘일진회’의 구타 뿐만 아니라 교사의 구타도 엄연한 학원 폭력입니다.)이 다소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학교는 지옥이기에 개봉 당시 수많은 10대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권상우가 복도에서 선생들에게 ‘대한민국 학교 다 X까라 그래!’라는 명대사는 많은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말죽거리 잔혹사’는 유신과 군사정권의 폭압성을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은유적으로 비판하는 정치적인 영화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해석보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매끈한 웰메이드 청춘 영화에 가깝습니다. 목까지 올라오는 새까만 교복과 갈래 머리, 버스 안내양과 떡볶이 집 DJ, 아바와 포크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 대한 향수는 기성세대들을 극장으로 끌어내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성적은 떨어지고, 좋아하던 여학생은 가출하고, 교사와 선도부의 폭압이 횡행하는 학교에 대해 쌓였던 분노가 폭발하는 현수의 모습은 청춘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수가 종혁(이종혁 분)을 비롯한 선도부와 일대다로 맞짱뜨는 장면은 일체의 과장과 액션의 판타지가 배격된 채 처절한 ‘학교 싸움’을 날 것 그대로 그려냈습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액션 장면으로 ‘올드보이’의 장도리 격투 씬과 비견될 만 합니다. 개봉 당시만 하더라도 권상우의 인기를 등에 업은 뻔한 청춘 영화라는 편견 때문에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대단히 안타까웠습니다. 비슷한 시대와 내용을 다룬 ‘친구’에 비해 훨씬 더 현실적이고 애잔한 영화입니다. 학교를 그만둔 현수가 버스 안에서 은주와 우연히 만나지만 연락처도 받지 않고 헤어지는 장면을 못내 아쉬워 한 관객도 많았지만 판타지보다는 현실적인 결말을 선택한 감독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결말에서 이소룡이 아니라 성룡의 ‘취권’을 보는 장면과 더불어 열병과도 같았던 청춘의 막이 내렸음을 암시하는 아련한 장면입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예고편과 영화 본편이 너무 달라 이질감이 심했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 영화를 위해 몸을 만들고 쌍절곤을 연습한 노력과 함께 권상우의 연기는 영화 속에 잘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심한 전학생이었다가 결국 분노를 폭발시키는 그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유진이 올리비아 핫세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쏙 들어가게 만든 한가인은 똑떨어지면서도 청순한 이미지를 잘 살렸습니다. 결혼 이후 다시는 이런 이미지로 영화에 출연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긴 합니다만. 야비한 선도부원 종혁의 이종혁, 도색잡지를 돌리던 햄버거(남학교에는 꼭 이런 녀석이 하나 있기 마련입니다.) 역의 박효준, 뇌쇄적인 떡볶이 아줌마 김부선(권상우와의 러브 씬(?) 덕분에 10대 여학생들의 사이버 테러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폭력적이지만 자식을 아끼는 아버지 역의 천호진까지 감초같은 조연들도 주연으로는 다소 힘이 떨어지는 권상우를 훌륭히 뒷받침합니다.

핑백

  • 모순과 위선사이 : 대한민국 군대 다 좆까라 그래 2010-07-26 12:57:24 #

    ... 개봉 당시 수많은 10대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으며 권상우가 복도에서 선생들에게 "대한민국 학교 다 x까라 그래!"라는 명대사는 많은 공감을 자아냈습니다.http://tomino.egloos.com/1753854논리 싸움 하자면 밑도 끝도 없고, 그냥 귀찮아.그냥 군필자로서 한 마디 하자면 "대한민국 군대 다 좆까라 그래!"아직도 군대 끌려가는 꿈 꾸면 식은 ... more

덧글

  • FAZZ 2005/09/17 23:29 #

    대한민국 학교 다 족구하라고 그래..... 라는 패러디로도 유명했지요. 발음 문제로 인한.....^^
  • 치즈 2005/09/17 23:41 #

    학창시절의 막...정말 그런 생각이 드네요
    마침 제 나이도 딱 그런 나이고...
  • 解明 2005/09/18 00:08 #

    학교를 떠나지만 다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해야만 하는 현수의 운명도 제도권에 얽매인 우리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현수에게 이소룡이도 대학 나왔냐고 묻는 말도 어쩐지 마음에 닿았습니다.
  • SDPotter 2005/09/18 01:16 #

    저도 이 영화가 단순히 권상우와 한가인등 얼굴과 인기만 좀 되는 배우들만 모아놓은 영화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TV를 보고 깜짝 놀라 부랴부랴 다시 보았습니다^^;
    권상우가 선도부와 싸우는 장면은 누구나 꿈꾸었지만 막상 행동으로는 옮기는 못하는... 머 그런걸 표현한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의외의 명작이죠^^;
  • Ezdragon 2005/09/18 02:04 #

    디제님의 블로그에선 이런식으로 묻혀지거나 편견에 싸여있던 영화를 재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도 그냥그런 영화라 생각하고 관심 갖지 않았는데 봐야겠군요.
  • SAGA 2005/09/18 11:57 #

    이 영화는 군대에 있을 때 후임중 하나가 휴가나갔다가 빌려와서 봤는데 꽤 재미있더군요. 권상우, 한가인, 이정진등을 내세운 게 뻔한 영화인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품고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좀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엔딩이 참 쓸쓸했죠.
  • 바람무늬 2005/09/18 17:14 #

    배우들이 하나같이 열심히 연기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아있네요. 배역에 안 어울리는 배우가 없었던! 이 작품으로 권상우를 다시 봤습니다... 선도부장 역할의 배우도 매우 인상적이었고.
  • 디제 2005/09/18 19:48 #

    FAZZ님/ 권상우가 발음에는 좀 문제가 있죠. ^^
    치즈님/ 극중 인물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이시군요.
    解明님/ '이소룡도 대학 나왔냐' 대사는 제게는 이 영화에서 가장 웃긴 대사였습니다.
    SDPotter님/ 마지막 옥상 결투 씬은 정말 명장면이죠.
    Ezdragon님/ 권상우의 연기도 의외로 쓸만하고 영화도 재미있습니다. 일감을 권해드립니다.
    SAGA님/ 그 쓸쓸한 엔딩이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이죠.
    바람무늬님/ 캐스팅이 적절했었죠.
  • 펠로우 2005/09/18 21:55 #

    [친구]보단 분명 나았습니다.그러나 전체적으로 한국영화들은 상당히 폭력적이고 말초적이랄까요.. 제 취향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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