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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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 전형적인 허진호 식 멜러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 담담함과 절제의 미학

인수(배용준 분)와 서영(손예진 분)은 각각 아내와 남편이 불륜을 벌이다 교통사고를 내 삼척에서 만나게 됩니다. 동병상련의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서다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의 세 번째 작품 ‘외출’에 배용준과 손예진이 낙점되자 우려가 불거졌습니다. 영화배우의 이미지가 확고하지 못한 두 연기자가 캐스팅된 것은 스타에 의존했으며 일본 시장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것이 중평이었습니다. 그리고 개봉 2주차를 맞은 현재 관객의 반응은 냉담한 편입니다.

하지만 ‘외출’을 배용준과 손예진의 영화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전형적인 허진호 식 멜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묵한 주인공, 그들에 대한 담담한 시선,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 완연한 계절 감각, 롱테이크 혹은 고정된 카메라, 아름다운 풍경, 서울이 아닌 중소도시까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공통분모는 ‘외출’에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외출’은 배용준과 손예진의 영화가 아니라 배용준과 손예진을 활용한 온전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입니다.

특히 ‘외출’의 가장 큰 매력은 시시각각 변하는 두 남녀의 세밀한 심리를 간결하면서도 매끄럽게 묘사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치밀하게 계산된 허진호 감독 특유의 자상함 속에서 ‘외출’의 모든 장면들은 과장과 과잉이 배제된 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외출’은 클라이맥스도 특별히 인상 깊은 장면도 없는 밋밋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밋밋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일상에 어느덧 살며시 다가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가 사라지는 것임을 감안하면 단 한 장면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깔끔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는 영화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격상시킵니다.

배용준은 안경 때문에 가려서 눈빛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허진호 감독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늘 비슷한 캐릭터인데 배용준은 전혀 튀지 않고 영화와 조화를 이루는데 성공했습니다. 손예진은 인형 같았습니다. 극중에서 손예진의 남편이 어떻게 저렇게 예쁜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단,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손예진의 노출에 대해서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 것에 혹해 영화를 보러간다면 언론 플레이에 놀아나는 꼴이 됩니다.

우리나라 개봉 제목은 '외출'보다 일본 개봉 제목인 'APRIL SNOW'쪽이 더 잘 어울립니다. 특히 ' 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와 달리 제목과 잘 어울리는 열린 결말은 상당한 여운을 남깁니다.

덧글

  • 자이젠 2005/09/17 08:40 #

    늘 글만 읽고 가는 눈팅입니다. ^^;; 저도 이 영화 참 좋게 봤는데요. 영화관에서보다 집에서 혼자 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한류가 지금의 배용준을 있게 했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정말 그런 한류이미지가 배용준에게 너무 마이너스였죠. 꾸역 꾸역 안간힘을 쓰는 연기였다면, 흔한 신파극이 되었을텐데 연기 잘한 것 같아요. 손예진은 별반 큰 일이 없는 한 롱런할 좋은 배우라는 생각을 했구요. 그냥 한국에서도 april snow 로 개봉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 아웃사이더 2005/09/17 08:55 #

    영화를 보았지만, 배용준과 손예진이 자신들의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그런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담담하게 흘러가는 영화 속에서 그냥 '어 주인공들 참 멋있는데.' 하고 말할 수 있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영화에, 스토리에 녹아내렸다고나 할까요.

    제가 아는 지인 중 하나는 '한숨만 쉬다 가는 영화'라고 평을 해 놓았던데, 사실 저는 그게 더 자연스럽더군요. 어찌저찌 해서 둘이 산다 하는 결론이 얼마나 인위적일지는 상상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는 것 같구요..

    영화 트랙백 된 것 타고타고 와서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FAZZ 2005/09/17 10:57 #

    디제님 글 중에 '손예진의 남편이 어떻게 저렇게 예쁜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울 수 있을까' 라는 대목이 공감이 갑니다. 물론 여주인공이 이쁜것이 좋지만 좀 더 사실적으로 다루고 싶었다면 좀 더 평범한 얼굴의 여배우를 캐스팅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 바람무늬 2005/09/17 12:39 #

    디제님의 영화 리뷰로 관람을 대신합니다. 그만큼 좋은 리뷰이고, 그리고... 왠지 이 영화는 전혀 땡기지가 않아서요...^^;
  • 미친병아리 2005/09/17 19:48 #

    인형같은 손예진.. 음,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 디제 2005/09/17 23:08 #

    자이젠님/ 그래도 극장에서 보는 편이 아름다운 화면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아웃사이더님/ 배용준과 손예진도 허진호 감독과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인생이 원래 한숨 아닌가요? ^^
    FAZZ님/ 더 평범한 여배우를 선택했으면 배용준에게 밀려서 눈에 띄지 않았을 겁니다. 손예진 캐스팅은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
    바람무늬님/ 제 리뷰가 정확한 것도 아니고 글이 영화를 대신할 수는 없지요...
    미친병아리님/ 취향은 타는 영화이지만 입맛에 맞으신다면 좋은 영화입니다. 즐거운 추석 되세요. ^^
  • 루키 2005/09/18 02:08 #

    감상평이 예사롭지 않네요.. ^^
    평이 어떻든 전 궁금한건 꼭 봐야 해서 봤습니다만 별이 두개든 다섯개든 저에게 별로 의미없는 일이라...
  • SAGA 2005/09/18 11:59 #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하나씩 찾아봐야겠네요. 으음, 8월의 크리스마스도 안봤으니 그것부터 봐야겠군요. 후후...... 외출도 꽤 기대한 영화인데 지인중 한명이 재미없다고 하더군요. 뭐, 이런 류의 영화가 재미있다면 그게 거짓말이겠지만......
  • 디제 2005/09/18 19:44 #

    루키님/ 저도 남들이 뭐라하든 보고 싶은 영화는 꼭 봅니다.
    SAGA님/ 허진호 감독은 역시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가 베스트입니다. 오락 영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심리 묘사와 화면의 아름다움만큼은 인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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