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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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3 -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를 말하다 영화

영웅본색 - 영화라는 스승과의 재회
영웅본색2 - 만화적 판타지의 절정

전쟁에 휘말린 베트남에 살고 있는 화교로 사촌 지간인 소마(주윤발 분)와 지민(양가휘 분)은 홍콩으로 돌아가기 위해 암흑가의 주영걸(매염방 분)과 접촉합니다. 소마와 지민은 화통하면서도 여성적인 영걸에게 동시에 매료됩니다. 하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영걸의 애인이자 보스인 하장청(토키토 사부로 분)이 3년 만에 돌아오자 소마와 지민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1, 2편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된 ‘영웅본색3’는 1편의 주인공이었던 소마의 과거 행적을 묘사한 프리퀄입니다. 주윤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짙푸른 롱코트에 동그란 선글라스가 옛사랑 영걸과 얽힌 것이며 소마가 총탄이 빗발치는 총격전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도 실은 그녀로부터 배운 것이라는 재미있는 설정도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3편이 소마의 과거 행적에 초점을 맞추게 되어 결국 ‘영웅본색’ 3부작에 모두 출연한 등장 인물은 없는 셈이 되었습니다. (1, 3편의 소마와 2편의 아건은 모두 주윤발이 맡았지만 쌍둥이 형제일 뿐 동일 인물은 아닙니다.)

오우삼이 물러나고 1, 2편의 제작자였던 서극이 감독한 1989년작 ‘영웅본색’는 저주받은 작품입니다. 흥행에 있어서도 참패를 면치 못했고 최근의 3부작 DVD 박스 발매를 앞두고도 ‘1, 2편만 살 수 없느냐’, ‘3편은 영웅본색이 아니다’라는 혹평은 여전했습니다. 수원에 살았던 고교 시절 한껏 기대에 부풀어 기다렸던 ‘영웅본색3’가 당시 수원에서 가장 컸던 중앙극장이 아니라 허름한 재개봉관 아카데미 극장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벼르고 별러 찾았던 크리스마스 이브 날 관람한 ‘영웅본색3’는 빈약한 액션이 썰렁했습니다. 주윤발은 호쾌함과는 거리가 먼 나약하고 평범한 사내였으며 매염방은 객관적으로 미인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적룡도 장국영도 없었습니다.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쉽지 않았던, 정신적으로 예민했던 사춘기 시절 기대를 저버린 ‘영웅본색3’는 실망을 넘어 허무감만을 남겼습니다. 그해 크리스마스는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스물이 넘어 케이블 TV에서 녹화해 둔 1, 2편을 반복 관람하며 문득 3편을 다시 보고 싶어졌고 두 개의 대여용 VHS 테잎으로 나뉜 ‘영웅본색3’를 다시 보면서 개봉 당시와는 다른 감회에 젖었습니다. 분명 액션의 화려함은 미치지 못하지만 판타지나 만화에 가까웠던 전작들과 달리 ‘영웅본색3’는 투철한 역사 인식에 바탕을 둔 의외의 수작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974년 베트남 몰락은 1997년의 홍콩의 본토로의 주권 이양의 은유이며 이로 인한 불안으로 등장인물들은 머물 곳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합니다. 소마와 지민, 주영걸과 악인인 하장청까지 국적을 상실한 듯 떠돌기만 합니다. 1, 2편의 주제였던 의리보다는 허무감이 짙게 배어 있는 ‘영웅본색3’는 분명 재평가 받아야합니다.

주제가 ‘석양지가’를 불렀으며 ‘영웅본색’ 3부작 중 가장 역동적이며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로 분했던 매염방이 평생 독신으로 살다 2003년 말 마흔의 나이로 사망했을 때 가장 먼저 ‘영웅본색3’가 떠올랐습니다. 그녀가 ‘연인’에 출연하지 못한 것보다 ‘영웅본색3’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덧글

  • THX1138 2005/09/03 22:55 #

    처음엔 참 이상해 보이는 영화였지만 다시보니 흘려볼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봤던 사람들이 '저게 뭐야'라고 하며서 안좋은 소리를 해서 안봤다가 봤는데 좋더군요
  • 이재범 2005/09/08 15:16 # 삭제

    외면당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작 두편이 워낙 강렬한 액션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3편도 액션물이야.... 를 생각한 관객들이고요. 뭐 그 당시로는 낚시였다고 할까요?
  • 동사서독 2005/10/02 10:05 # 삭제

    神이 된 英雄들을 인간의 세상으로 돌려보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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