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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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 영화라는 스승과의 재회 영화

경찰관 송자걸(장국영 분)을 동생으로 둔 암흑가 대부 송자호(적룡 분)는 아성(이자웅 분)의 배신으로 대만에서 체포됩니다. 송자호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싸운 친구 소마(주윤발 분)는 부상을 입게 됩니다. 출소 이후 개과천선하려는 송자호이지만 동생 자걸은 자신을 믿어주지 않고 소마는 다그칠 뿐이며 아성은 자신을 견제합니다.

롱코트, 선글라스, 입에 질끈 문 성냥개비, 자욱한 담배 연기, 쌍권총, 꽃잎처럼 흩날리는 붉은 피... 홍콩 느와르의 원점 ‘영웅본색’을 드디어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영화를 반복 감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지 깨닫게 해준 ‘옛 스승’과 재회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는 작품이고 영화를 분석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던 소년 시절 반복 감상했기 때문에 지금 객관적인 리뷰를 쓰는 것은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영웅본색’을 감상하게 된 것은 ‘영웅본색2’를 극장에서 본 이후였습니다. '홍콩 영화 = 쿵푸 영화'만으로 알았던 시절 접했던 ‘영웅본색2’는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거치는 민감한 중학생 소년이 비장미 철철 넘치는 ‘남자들의 만가’(‘영웅본색’의 일본 개봉 제목)를 접했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영웅본색2’를 관람한 이후 동네 비디오 샵에서 대여기간 2박 3일 동안 마르고 닳도록 반복하며 돌려본 ‘영웅본색’은 속편보다 훨씬 정제된 작품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이 죽으면 한 없이 우울해졌지만 ‘영웅본색’ 이후로 주인공이 멋진 최후를 맞이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년 전의 작품을 지금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후시 녹음의 현장감 떨어지는 대사나 음향 효과, 단선적인 대립 구도, 과장된 슬로 모션과 총격전은 우스꽝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샘 페킨파의 영화에 홍콩 영화의 우아한 무협 액션을 혼합해 사나이에게 칼 대신 총을 쥐어준 오우삼의 ‘영웅본색’은 이후 숱한 아류와 쿠엔틴 타란티노, 워쇼스키 형제와 같은 후계자를 낳았습니다. 쿵푸 영화 일색이던 당시 홍콩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 넣어 홍콩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웅본색’이 바로 올 초 제가 홍콩을 방문하게 된 이유였던 것입니다. 이제는 아시아 영화 시장을 홍콩이 아니라 우리가 이끌고 있지만 그렇게 되어 자랑스럽기보다는 아쉬움이 앞섭니다. 극중에서 대만의 경찰 간부로 출연했던 오우삼과 첼로 심사 위원으로 등장했던 서극의 명성은 어디로 간 것일까 안타깝습니다. 원조 꽃미남으로 수없이 많은 80년대 말의 소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장국영도 비극적으로 이 세상을 등져 고인이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소년들이 돌려봐서 화면에 줄이 간 만다린의 비디오 테잎 대신 훨씬 깨끗한 화질의 광동어 DVD 덕분에 언제나 영웅들의 이야기를 꺼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제가 ‘당년정’의 우리 말 가사 번역과 끝까지 올라가는 엔드 크레딧은 덤이겠죠.

지금 막 영화에 빠지기 시작한 씨네 키드들은 무슨 영화를 반복 감상하며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들은 20년 후 어떤 작품을 가지고 감회에 젖을까요.

덧글

  • THX1138 2005/08/30 08:38 #

    오빠가 빌려온 비디오를 보고 두 남자한테 반해서 몇번이고 돌려봤던 영화입니다. 케이블에서 해도 보고 비디오로 빌려보고 공중파에서 해줘도 보고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약간은 촌스럽지만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 shyuna 2005/08/30 09:59 #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데 빼놓지 못하는 영화중에 하나에요.. 그때 당시 다들 저 영화에 미쳐있는 듯, 모든 것의 중심에 저 영화가 있었지요..
  • 네모스카이시어 2005/08/30 11:17 #

    후속편도 나오고 아류작도 나오고..홍콩 느와르라는게 많이 나왔지만 확실히 그 중에선 이 한편만큼 기억에 남는건 없군요.
    적룡 정말 멋졌지요.
  • 디제 2005/08/30 13:20 #

    THX1138님/ 어릴 적에는 주윤발에 몰입해서 봤는데 지금보니 주인공은 적룡이더군요. 모든 인물들도 적룡을 중심으로 얽혀있고 말입니다. 중후해서 정말 멋집니다.
    shyuna님/ 앗, shyuna님도 그러셨군요. 그러면 저와 비슷한 또래이신 건가요? ^^;;;
    네모스카이시어님/ 아무래도 스펙트럼이 조만간 느와르나 홍콩 영화 낱장 발매 dvd도 왕창 세일할 것 같지 않습니까? 저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첩혈가두'나 '첩혈쌍웅' 같은 작품들 말입니다.
  • shyuna 2005/08/30 13:36 #

    짐작하기로는.. 아마 꽤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당시 학교가 뭔지..싶은 나이라; 에헤헤헤헤;;;
  • yasujiro 2005/08/30 15:00 #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였지만 지금 남은것은 오우삼과 주윤발, 그리고 저 영웅본색 뿐인것 같군요.
  • 디제 2005/08/31 16:07 #

    shyuna님/ 그런...가요? ^^+
    yasujiro님/ 오우삼과 주윤발도 사실 한 물 갔죠. 둘이 '적벽대전'에서 부활했으면 좋겠습니다.
  • 펠로우 2005/09/04 22:16 #

    7,80년대 퓨전재즈풍의 오프닝 음악이 환상적이죠~
  • 동사서독 2005/10/02 10:10 # 삭제

    술집에서 들려오는 구창모의 '희나리' 역시 인상깊죠.
    가사는 바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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