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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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 - 불편할 정도로 힘이 넘치는 복수극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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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 - 친절한 복수, 코믹 잔혹극
친절한 금자씨 - DLP 감상

작년 말 일시 귀국했던 동생 녀석이 제가 출근한 사이 케이블 TV에서 ‘복수는 나의 것’을 보고 딱 한 마디 했습니다. “박찬욱, 미친 놈이야.” 비속어를 그대로 옮겨와 죄송합니다만 제 동생은 저와 영화 취향이 다릅니다. 잔혹한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잘 보지 못하는 편이니까요.

동생의 평 뿐만 아니라 세간의 평도 ‘복수 3부작’의 시발점인 ‘복수는 나의 것’이 3부작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꼽는 분이 많았습니다. 최고다, 아니다 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며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복수는 나의 것’이 3부작 중 가장 힘이 넘치는 작품이라는 것은 관람 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 편의 영화의 실패 이후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 성공을바탕으로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그야말로 박찬욱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재량을 발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넘치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올드보이’의 정교함이나 ‘친절한 금자씨’의 세밀함과 달리 ‘복수는 나의 것’은 주인공 송강호의 선굵은 이미지처럼 우직함으로 일관합니다. 중간중간 간간이 부조리한 유머 감각이 드러나는 장면도 있지만 복수 후속작들에 비하면 상당히 진지하며 무겁습니다. 자꾸만 꼬여가는 상황과 그에 얽히는 인물들의 심리는 자잘한 표정 연기보다는 그들의 잔혹한 행동으로 표출됩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주목한 것은 빈부 격차와 계층 의식입니다. 유괴당한 유선(한보배 분)의 입에서 조차 류(신하균 분)의 집에 대해 ‘왜 이렇게 가난해’라는 계층 의식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쓰러져 가는 지저분한 류의 아파트와 유선의 아버지인 동진(송강호 분)의 화려한 단독 주택 사이의 괴리감은 숨이 막혀 올 정도로 현실적입니다. 부자는 나쁘고 가난한 자는 착하다, 라는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혁명적 사회주의 동맹’의 조직원을 자처하는 영미(배두나 분)를 희화하는 것으로 증명됩니다.) 처절한 계층 의식 그 자체만으로 답답합니다. 그리고 영화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각 장애인인 류와 뇌성 마비 장애인이 등장하는 장면은 상당히 답답하더군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 또한 ‘복수는 나의 것’의 주목할 점입니다.

다른 하나의 포인트는 사적 복수입니다. 자력 구제 금지의 원칙을 무시하는 사적 복수를 도리어 공권력에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동진의 복수에 대해 최반장(이대연 분)이 도움을 주는 장면은 공권력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조소가 섞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적 복수를 공권력이 지원하는 내용은 ‘친절한 금자씨’에서 역시 성(姓)이 같은 최반장(남일우 분)에 의해 반복됩니다.

대사가 전혀 없었던 신하균과 거의 없었던 송강호의 복수에 대한 집착과 광기 어린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찍는 영화마다 실패했던 배두나도 스크린에서 보니 상당히 귀엽고 매력적이군요. 동진의 전처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정재영이나 중국집 배달부 류승완, 뇌성마비 장애인 류승범, ‘복수 3부작’에 모두 출연한 오광록까지 화려한 조연들도 의외로 군데군데 등장합니다.

‘복수 3부작’의 감상을 모두 스크린에서 마무리한 지금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힘의 과잉인 ‘복수는 나의 것’이나 간질거리는 듯한 ‘친절한 금자씨’보다는 힘 있으면서도 정교한 ‘올드보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물론 제 동생과 제가 취향이 다르듯이 주관적이니 제 결론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덧글

  • 계란소년 2005/08/19 15:48 #

    일반적으로도 세작품 중엔 올드보이의 지지도가 더 높을 것 같습니다.
    소위 박찬욱 스타일에 가장 가까운 건 이것이긴 하지만요.
  • LINK 2005/08/19 16:12 #

    제가 느끼기에 '과잉'은 올드보이 쪽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최민수의 오버과잉연기--;;) 복수는 나의 것은 차가울 정도로 냉정..했는데, 그게 역설적으로 오히려 강한 힘을 분출하는 결과가 되었달까)
  • 푸르미 2005/08/19 23:56 #

    여전히 박찬욱 감독 작품은 제게 의문입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 나르사스 2005/08/19 23:57 #

    올드보이의 지지도는 영화제에서 입은 성적이 영향을 끼치는 것일지도 모르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선입견을 벗고 그들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무슨 평가를 내릴까요...
  • 디제 2005/08/20 00:50 #

    계란소년님/ '복수는 나의 것'이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는 저도 동감입니다.
    LINK님/ '올드보이'의 최민식의 연기는 과장된 것이 아니라 과장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한 것입니다. '7인의 사무라이'에서 미후네 도시로의 연기가 과장된 것이 아니라 과장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민식의 연기가 '올드보이'라는 영화 자체를 과잉으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푸르미님/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아무래도 여러 번 봐야 진정한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올드보이'도 어제 세 번째 보면서야 조금 알겠더군요.
    나르사스님/ '올드보이'가 지지도가 높다는 것은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의 국내 흥행의 차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이 무색할 정도로 형편 없이 실패했지만 '올드보이'는 깐 수상 이전에 이미 개봉 당시 300만의 관객을 동원했죠. 한국 영화 관객이 이제는 영화제 수상 하나에 목매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Ritsuko 2005/08/20 20:13 #

    뭐... 친절한 금자씨가 복수는 나의 것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그러고 보면 이대연씨는 3부작의 케릭터들이 복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것 같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직접적으로 동진이 복수를 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가 눈 감아주고 올드보이에서는 오대수가 생활할수있는 모든 것을 재공하고 (비록 누군가가 지시를 내린 것이지만) 친절한 금자씨에서는 상당한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금자씨가 13년 반만에 세상공기를 쉴수있도록 해주지요.
  • Eskimo女 2005/08/24 16:12 #

    오옷 정재영 씨가 카메오로 나온다니 봐야겠군요 ㅋㅋ 계속 봐야지 하면서도 못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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