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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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Vol. 1 - 문화적 잡탕, 피칠갑 복수극 영화

결혼식 도중 ‘데들리 바이퍼’의 단원들에게 잔인한 공격을 받은 브라이드(우마 서먼 분)는 4년 만에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 자신을 죽이려 했던 데들리 바이퍼의 보스 빌(데이빗 캐러딘 분)을 비롯한 5명에 대한 복수를 시작합니다.

‘킬 빌 Vol. 1’에서 플롯의 완결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브라이드가 어떻게 자신이 잠든 기간이 4년인지 아는 것인지, 살해당한 벅의 자동차에 13시간이나 머물러 있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하나 없는 것인지, 비행기에 일본도를 휴대하고 탑승할 수 있는지, 고등학생인 고고 유바리(쿠리야먀 치아키 분)가 어떻게 자동차를 몰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일일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킬 빌 Vol. 1’을 감상하는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그저 브라이드의 화려한 복수 액션에 초점을 맞춰 즐기면 됩니다.

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그저 가볍게 즐기기에는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요소’들 때문에 신경 쓰입니다. 그것은 극장 매표원과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전전했던 타란티노의 잡탕 취향 때문입니다. 그가 각본을 쓴 토니 스콧 감독의 ‘트루 로맨스’에서 툭 튀어나오는 ‘영웅본색2’의 장면은 미국인인 타란티노가 아시아 영화에 심취했음을 맛배기로 보여준 것입니다. 데뷔 이후 의외로 과작이었던 타란티노는 자신의 네 번째 영화인 ‘킬 빌 Vol. 1’을 자신의 아시아 영화 취향으로 마구 도배질했습니다.

청엽정으로 오렌 이시이(루시 리우 분)에게 복수하러가는 브라이드는 이소룡이 생전에 ‘사망유희’에서 입었던 노란 색 트레이닝 복 차림입니다. 하지만 홍콩 영화에 대한 오마쥬는 ‘킬 빌 Vol. 2’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며 ‘킬 빌 Vol. 1’은 대부분 일본 대중 문화에 대한 오마쥬로 초점을 맞춥니다. 브라이드에게 일본도를 만들어 주는 핫토리 한조 역의 소니 치바는 60~70년대 일본 액션 영화의 아이콘이며 청엽정에서 오렌 이시이의 부하들과 벌이는 격투 장면들은 과거 사무라이 영화들에서 자주 사용되었던 관습적인 카메라 워킹과 액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수십 대 일의 결투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짚단 베어 넘기듯 오렌 의 똘마니들을 물리치는 브라이드의 액션은 일본 만화나 비디오 게임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킬 빌 Vol. 1'의 피가 분수처럼 뿜어나오는 장면들은 잔인함보다 경쾌함에 가깝습니다. 액션브라이드가 도쿄에 도착한 이후 사용되는 음악은 ‘사무라이 픽션’에서 주연과 음악을 담당했던 호테이 도모야스의 곡이며 오렌과 브라이드가 1:1로 청엽정 정원에서 결투를 벌이는 부분에 쓰인 곡은 카지 메이코의 엔카입니다.

하지만 ‘킬 빌 Vol. 1’이 단순한 일본 영화 오마쥬와 베끼기에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오렌의 어린 시절을 묘사한 애니메이션은 일본 굴지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프로덕션 I.G.의 작품이지만 캐릭터의 눈이 크고 체형이 미형이며 작화가 매끄러운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애니 매트릭스 - 어느 소년 이야기’처럼 뮤직 비디오와 같이 거친 선과 결코 미형이라 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연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액션 장면이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미장 센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철퇴를 든 고고와 브라이드의 대결 장면은 화면 구성과 편집, 액션에 있어서 타란티노의 재능을 엿볼 수 있으며 완성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이소룡의 트레이닝 복을 입고 일본도를 휘두르는 금발의 백인 여성에 중국 혈통의 미국인 여배우가 혼혈 일본 여성 역할을 맡아 기모노를 입고 일본도로 맞서는 대결 장면이 말해주듯 ‘킬 빌 Vol. 1’은 다양한 문화가 혼재된 피칠갑 복수극입니다. 청엽정의 결투 장면이 전세계에서 일본에서만 컬러로 개봉되었을 뿐 몇 분 동안 흑백으로 처리된 것은 아쉽긴 하지만 흑백 영상도 나름대로 매력적입니다. 브라이드의 이름을 ‘킬 빌 Vol. 2’에서 밝히기 위해 ‘킬 빌 Vol. 1’에서는 애써 밝히지 않으려 했다거나, 오렌 이시이의 아버지를 죽인 것이 빌이라는 설정처럼 꼼꼼히 찾아보면 발견되는 잔재미들도 있습니다.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빌은 얼굴도 나오지 않았고 브라이드는 다섯 명 중에 고작 둘에 대한 복수를 마쳤을 뿐입니다.

덧글

  • SAGA 2005/08/12 00:34 #

    솔직히 킬빌은 보고 좀 속이 거북했죠. ㅡㅡ;;; 피가 난무하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편이라...... 일대 다수의 칼부림 싸움에서나 액션의 호쾌함을 좀 느꼈지 나머지는 별로였던 거 같습니다.
  • 디제 2005/08/12 02:35 #

    SAGA님/ 타란티노 영화에서 신체 훼손은 그저 재미삼아 보시는 편이 낫죠. ^^;;;
  • 이준 2005/08/12 20:37 # 삭제

    전 재미는 있었는데 그 구슬(안구 -_-) 뽑는 장면이랑 오렌 이시히의 과거 애니 부분에서는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ps: 데릴한나 진짜 깨더군요. 과거의 케네디 주니어랑 놀때와 스플래쉬의 인어는 어디로 가고 -_-
  • 디제 2005/08/13 00:57 #

    이준님/ 대릴 한나의 몸매는 그런대로 여전하지 않습니까. 세월은 누구나 거스를 수 없는 법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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