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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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디렉터스 컷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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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극장에서 두 번이나 관람했고 김지운 감독과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만큼 ‘달콤한 인생’의 디렉터스컷 dvd를 관람할 때에는 스토리보다는 극장판과의 차이와 세부적인 장치 및 암시들에 집중했습니다.

극장판과 디렉터스컷의 차이는 미미합니다. 작품 전체의 스토리나 등장인물의 감정선이 크게 바뀐 것은 없습니다.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우선 초반부 장면 전환이 달랐습니다. 선우(이병헌 분)가 술에 취한 강사장(김영철 분)을 보낸 후 희수(신민아 분)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으로의 전환 방식이 마치 ‘스타워즈’의 장면 전환처럼 바뀌었습니다. 희수가 남자 친구와 동침하기 직전에서는 몇몇 장면이 보강되었습니다. 극장판에서의 장면 전환도 매끄러운 편이었는데 디렉터스 컷에서는 부연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우가 죽기 직전 희수의 연주 장면을 회상할 때 희수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장면이 길다 싶을 정도로 추가되었으며 꿈 논쟁을 촉발시킨 섀도우 복싱 장면도 보다 길어졌습니다. 물론 삭제된 장면도 있습니다. 선우가 희수와 처음 만날 때 명함을 주고 집을 나서기 전의 장면들과 문석(김뢰하 분)을 죽이기 전 선우가 ‘자네에게 해줄 말이 있었는데 말야...’라고 끝맺지 않았던 대사는 통째로 삭제되었습니다. 그 후 마지막으로 강사장을 찾아 스카이라운지의 복도를 걸어가는 장면에서의 음악은 비장미 넘치는 서부 영화 음악 같은 곡에서 애잔한 오르간 곡으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에서는 극장판의 비장미 넘치는 곡이 장면과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음악이 몇 군데 바뀌었다고 하는데 지적해내기 어렵군요.

디렉터스 컷 dvd를 보면서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복도’였습니다. 오프닝에서 선우는 스카이라운지의 복도를 지나쳐 지하의 나이트 클럽으로 향하는데 이는 하강의 이미지입니다. 잘나가던 선우의 추락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백사장(황정민 분)의 똘마니를 해치우고 강사장과 식사하는 장면에서는 여종업원의 뒤를 따라가는 카메라가 일식집의 복도에 집착하며, 짧지만 강사장이 복도를 걷는 장면도 있습니다. 복수를 시작한 선우는 나이트 클럽의 지저분한 복도에서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문석을 살해하고 스카이라운지로 향합니다. 카메라가 뒷모습을 쫓는 선우는 새하얀 복도를 피로 물들이며 스카이라운지로 향합니다.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공간으로 되돌아오면서 그는 지하에서 스카이라운지로 상승합니다. 하지만 선우의 비상(飛上)의 몸짓은 결국 죽음으로 귀결되고 맙니다. 스카이라운지보다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가버린 것입니다. 이처럼 ‘달콤한 인생’이 복도에 천착하는 것은 복도라는 공간은 두 개의 장소를 연결시켜주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머물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머물지 않고 쉴 새 없이 복수와 죽음을 향해 돌진하는 선우의 불나방 같은 삶이 은유적으로 다뤄지는 공간이 바로 복도인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선우의 나르시시즘이었습니다. 나르시시즘을 부각시키는 영화적 장치는 거울처럼 선우의 모습을 비추는 스카이라운지의 창문입니다.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의 근원이 마치 희수에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복수를 시작한 선우는 가장 먼저 강사장이나 문석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무성(이기영 분)과 백사장을 찾아갑니다. 이들은 완벽했던 선우의 달콤한 인생을 금가게 만들기 시작했던 적들입니다. 감독과의 대화에서 김지운 감독이 직접 밝혔듯이 선우는 희수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물론 희수를 사랑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희수를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한 것이었습니다. 견고하고 완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자기애가 파괴적이고 파멸적인 복수의 시발점이었던 것입니다. 선우의 나르시시스트적 경향은 영화의 처음과 끝을 연결시키는 거울처럼 비치는 창문을 바라보는 초반부의 장면과 엔딩의 섀도우 복싱이 증명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분리되어 배치되었지만 두 장면을 연결하면 백사장의 똘마니들을 깨끗이 물리치고 하루 정산을 마치고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스스로에게 만족한 나머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복싱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창문은 선우의 모습이 온전히 비춰진다는 점에서 거울입니다. 선우가 이 창문에 자신을 비춰보는 장면은 강사장과 마지막으로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도 등장합니다. 자신을 죽이려한 강사장이 만족스런 대답을 못하자, 머뭇거리던 선우는 창문에 자신을 비추고 나서야 강사장을 죽입니다. 옛정을 생각해 머뭇거렸지만 창문(거울) 속의 처참한 - 섀도우 복싱을 할 때만 하더라도 완벽했던 자신이 피투성이가 된 채 망가진 - 모습을 보고서야 그토록 아꼈던 자신이 파괴되었음을 알고 주저 없이 총을 쏘는 것입니다. 나르시시즘에 심취한 사람일수록 단단해보이는 자아와 그의 영역은 사실 대단히 허약하며 깨지기 쉬운 법입니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은 자존심이라는 단어로 치환될 수 있는데 보스와 부하의 관계를 뛰어넘어 동성애와 같던 강사장과 선우의 관계는 자존심이 파괴되어 버리자 서슴 없이 상대를 죽이려합니다. 결국 선우와 강사장의 대결은 나르시시스트끼리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글

  • sabbath 2005/08/05 10:00 #

    "선우(이병헌 분)가 술에 취한 강사장(김영철 분)을 보낸 후 희수(신민아 분)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으로의 전환 방식이 마치 '스타워즈'의 장면 전환처럼 바뀌었습니다." → 이것은 극장판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기억합니다. 저 역시 극장에서 두 번 봤고, 이 화면 전환에 즐거워했으니까요. 비디오는 극장판으로 출시된 만큼 그걸 보면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만…

    감독판 초반부에서 사소한 개그 몇 가지가 (영화 리듬을 고려한 것이리라 생각되는데) 잘리는 바람에 저는 극장판이 그리워졌습니다.
  • 홍군 2005/08/05 18:12 #

    안녕하세요 덧글타고왔습니다.
    달콤한 인생 상당히 국산영화치고는 재미있게봤는데
    끝이 허무하면서 생각하게 한다는;;

    * 이오공감에 오른글 삭제하라는 답글에 답하러 왔습니다.
    지금 밸리에서 안보일껄요? 하하..
  • 디제 2005/08/05 20:56 #

    sabbath님/ vhs로 대여해 확인해봐야겠군요.
    홍군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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