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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무법자 - 자본과 폭력으로 점철된 미국 서부사 영화

미국의 남북 전쟁 시기. 젊은 총잡이 블론디(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멕시코 출신 현상수배자 투코(엘리 왈라치 분)와 동업중입니다. 악한 총잡이 ‘천사 눈’ 센텐자(리 밴 클리프 분)는 숨겨진 20만 달러를 노리다 블론디와 투코가 20만 달러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자본과 폭력으로 점철된 미국의 어두운 역사의 이면에 메스를 가했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6년작 ‘석양의 무법자’(원제 ‘선한 자, 악한 자, 그리고 추한 자) 역시 그의 일관된 주제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블론디와 투코는 동업자임에도 돈 때문에 끊임없이 서로를 배신하며 센텐자는 돈 때문에 거리낌 없이 무방비 상태의 약자들도 살해합니다. 사람 죽이는 것을 우습게 여기는 블론디의 ‘이렇게 사람 목숨이 쉽게 허비되는 것은 처음 봤다’는 대사처럼 남북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도 허무하며 무정부적입니다.

러닝 타임이 길고 초반부의 전개가 다소 지루한 편이지만 ‘빠라빠라밤~’으로 유명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메인 테마가 대변하는 ‘석양의 무법자’의 폭력은 매우 우아하며 스타일리쉬합니다. 시가를 질끈 입에 문, 찌푸린 표정이 더 잘 어울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감독으로 더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근의 행보와 젊은 시절의 터프 가이 이미지는 많이 다릅니다. 이스트우드의 젊은 시절의 이미지는 요즘의 휴 잭맨과 비슷합니다.)의 매력처럼 짧고 굵게 스쳐가는 총격전 장면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결말부의 블론디와 투코, 센텐자의 3인 결투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입니다. (망상일지는 모르지만 ‘기동전사 Z건담’ 최종 제50화의 ‘우주를 달린다’의 샤아와 하만, 시로코의 3인 대치는 ‘석양의 무법자’에서 착안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컷과 컷이 재빨리 교차되어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 올리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3인 결투 장면은 편집의 귀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아하고 세련된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는 천박한 행동과 입바른 대사로 개성을 발휘하는 투코 역의 엘리 왈라치야 말로 ‘석양의 무법자’의 진짜 주인공입니다. 목숨을 부지하거나 돈을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비굴해지는 투코는 ‘추한 자’라는 레테르와는 달리 매우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입니다. 사람들은 다들 블론디처럼 쿨한 대사를 가끔 내뱉는 멋진 모습을 동경하지만 실제로는 투코처럼 야비해지기 십상이라는 점에서 ‘석양의 무법자’는 투코라는 입체적인 등장 인물에 상당한 비중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추악함에 대한 조명과 자본과 폭력으로 점철된 미국의 역사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 의식과는 별도로 ‘석양의 무법자’의 스케일과 비쥬얼은 1966년의 작품임을 생각하면 대단합니다. 증기기관차의 재현, 황야에서의 대형 전투 씬이나 폭파 장면 등은 CG의 도움을 빌지 않았던 당시의 기술적 수준을 감안하면 놀랍습니다. 투코가 새드 힐의 수많은 묘지 사이를 달리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이겨낼 수 있다면 ‘석양의 무법자’는 매우 흥미진진하며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웨스턴의 걸작 필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