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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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시티 - 만화와 느와르의 혼성 잡종 영화

프랭크 밀러의 원작 만화를 그와 함께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영화화한 ‘씬 시티’는 지나칠만큼 스타일에 경도된 영화입니다. 흑백 화면에 이따금씩 뒤섞이는 원색은 매우 강렬하고 액션의 표현에서는 만화와, 스페셜 게스트 감독으로 초청된 쿠엔티 타란티노 스타일의 웃음이 과격하게 뒤범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만화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한국에서 흥행하기 어렵다는 주지의 사실뿐만 아니라 러닝 타임 내내 주가 되는 흑백 화면은 더욱 흥행에 마이너스가 되었습니다. ‘X파일’ 시즌5의 여섯 번째 에피소드였던 ‘프랑켄슈타인, 그 이후’가 흑백으로 제작되어 국내에 방영되었던 1999년 당시, 시청자들이 방송 사고인 줄 알고 방송국에 문의를 빗발치게 해서 ‘이 에피소드는 흑백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KBS2’라는 자막을 넣었어야 했던 해프닝을 상기하면 흑백 영화 ‘씬 시티’가 애초부터 내포한 한계를 알 수 있습니다.

개봉 당시부터 멀티플렉스들도 이런 한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첫 주부터 작은 관 하나에서만 상영했고 평도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만 직접 극장에서 본 후의 감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주얼만이라도 훌륭하다면 만족스럽겠다는 겸손한 기대 이상으로 내러티브와 블랙 유머, 그리고 대사와 액션이 매력이 구석구석에서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만화를 영화화한 ‘스파이더맨2’나 ‘배트맨 비긴즈’의 소위 ‘맨 류’나 비슷한 분위기의 ‘헬보이’, ‘젠틀맨 리그’, ‘월드 오브 투모로우’보다 비주얼은 ‘씬 시티’가 한 수 위입니다. 만화책을 한 컷씩를 가위로 오려 그대로 스크린에 붙인 듯한 느낌입니다. 피가 튀거나 신체 일부가 잘려 나가는 고어 장면도 희화화됩니다. 고어 장면들이 흑백으로 펼쳐지기에 더욱 과감한 표현이 가능했다는 점 역시 장점입니다.

톡톡 튀는 하드 보일드 느와르 스타일의 대사들 또한 매력적입니다. 나레이션이라는 촌스러울 수 있는 기법 덕분에 ‘씬 시티’의 3류 인생들의 개성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내러티브에 있어서도 타탄티노나 참여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펄프 픽션’처럼, 앞과 뒤의 사건들이 시간순을 무시한 채 배치되면서도 작은 연결 고리로 유기적으로 얽혀있습니다. 이런 작은 연결 고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개성이 넘치는 영화 속 캐릭터들로 분한 초호화 캐스팅 배우들의 분장과 연기를 보는 것 역시 큰 즐거움입니다. 여자를 구하려는 세 남자 주인공 중에서 퇴역 형사 하티건(브루스 윌리스 분), 잔뜩 폼을 잡는 드와이트(클라이브 오웬 분)보다는 헬보이의 성인 버전과 같은 단순 무식한 마브(미키 루크 분)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같은 단신인 미키 루크가 분장을 통해 거구의 사나이로 등장해 치고받는 화려한 액션은 단연 ‘씬 시티’의 백미입니다. 섹시한 순정파 스트립 댄서 낸시 역으로 스칼렛 요한슨을 닮은 제시카 알바,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케빈 역의 엘리야 우드, 부패한 주교 역의 루트거 하우어, 희대의 강간범 로크 역의 닉 스탈, 뺀질거리는 재키 보이 역의 베니치오 델 토로, 일본도를 휘두르는 미호 역의 데본 아오키, 영화에 단 두 장면만 등장하는 ‘그 남자’ 역의 조쉬 하트넷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배우들을 꼼꼼히 챙겨보는 것 또한 ‘씬 시티’만의 매력입니다.

덧글

  • lunamoth 2005/07/08 15:55 # 삭제

    엑파의 그 에피 찾아보니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군요. 동물 닮은 이들 나왔던..;; / 어느정도 호응을 기대했는데 우주전쟁 때문인지 상영관이 바로 줄어든것 같더군요. 꽤 참신하고도 괜찮은 오락물이라 생각했는데 아쉽네요...
  • seeman21 2005/07/08 16:53 #

    개인적으로 우주전쟁보다 씬시티를 더 재밌게 봤습니다... 우주전쟁은 스케일은 크지만 뭔가 엄청난 영화라고는 못할것 같더군요...
  • FromBeyonD 2005/07/08 22:50 #

    만화가 원작에 충실하게 영화화된 대표적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전 이런 류의 말초적 영화들이 좋더라구요. ^^
  • 디제 2005/07/09 03:20 #

    lunamoth님/ 저는 참 좋았습니다만 한국에서는 먹힐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seeman21님/ '우주전쟁'은 다들 기대치가 커서 그랬는지 여기저기서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더군요.
    FromBeyonD님/ 말초적이라기보다 감각적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요? ^^
  • FAZZ 2005/07/09 12:22 #

    제 주변인 평가는 굉장히 높았는데 디제님 글을 보니 한국에서 먹힐 가능성이 적었군요.
  • SAGA 2005/07/09 17:17 #

    으음, 저도 이영화를 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만들어졌더군요. 원작만화를 이토록 가깝게 표현한 영화도 드물꺼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시카 알바의 허리돌리는 춤은 보면서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 디제 2005/07/10 01:57 #

    FAZZ님/ 원래 한국인들은 건조한 하드 보인드한 스타일보다는 감정이 담뿍 실린 스타일을 좋아하죠. 만화 원작의 한계도 그렇고요. 물론 저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긴 했습니다만 객관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어 보였습니다.
    SAGA님/ 저도 쓰러질 뻔했습니다. *.*
  • 비밀의졸씨 2005/07/10 10:38 #

    앨리야 우드가 굉장히 잘어울렸어여. 반지의 제왕때문인지..굉장히 유약해보였는데. 녀석 섬뜩하던데요
  • 디제 2005/07/10 17:11 #

    비밀의졸씨님/ 이미 '반지의 제왕'에서도 반지에 욕심 부리는 장면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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