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 서민적인 영웅
서민적 영웅 스파이더맨의 궁상맞은 고군분투가 보다 확장된 속편이었습니다.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피자 배달도 늦고 수업도 빼먹고 MJ의 공연에 늦다가 피터 파커는 자신이 왜 스파이더맨을 해야 하는지 고뇌에 빠지고 그만두려 하지만 MJ가 위기에 빠지자 다시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와 닥터 옥토퍼스와 맞서 MJ를 구합니다.
스파이더맨이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자신 밖에 할 수 없다는 사명감에 불타 사랑과 사생활을 잃으면서도 매달리는 것은 수많은 워커 홀릭 직장인들의 풍자로 보입니다. 직장인들 중에는 일에 매달리는 것으로 자신이 건실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으며 존재 의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일과 사랑, 둘다를 병행할 수 없으니 하나를 희생하자,며 일을 선택한 피터에게 혹독한 시련이 닥친 것은 워커 홀릭 직장인들에 대한 금언같지 않습니까? '일 좀 그만하고 가서 놀아!'라는...
오프닝에서 1편을 삽화로 처리한 것은 스파이더맨이 만화에 기반하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품 속에서도 MJ가 존 제임스에게 키스하다 스파이더맨과의 키스를 회상하거나 삼촌인 벤과 그린 고블린이었던 노먼 오스본이 회상신이 아니라 등장 인물들의 잠재 의식에 나타나는 것도 1편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고요. 2년만에 나온 속편이라면 매우 빠른 셈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군요.(3년에 한편을 기다려야 하는 '스타 워즈'나 '엑스맨', 그리고 언제 속편이 나올지 모를 '인디아나 존스'보다는 훨씬 양반이죠.)
배나온 아저씨인 닥터 옥토퍼스도 처음 예고편을 보았을 때에는 보다 샤프하게 보일 수 있었을 것 같아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결말에 선하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작품 전체에 조화를 이룬 것 같습니다. 수술실에서의 장면이나 닥터 옥토퍼스의 갑작스런 등장 장면에서는 호러물의 대가 샘 레이미답게 관객들을 잘 놀래키더군요. 나중에 dvd로 나왔을 때 쿵쿵 거리는 문어발 소리는 얼마나 잘 재현될지 기대됩니다.
매트릭스 이후 말도 안되는 총격전이나 화기류를 동원한 액션물이 주류를 이루는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고층 빌딩을 오가며 몸과 몸이 부딪치는 싸움은 원초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물론 '스파이더맨2'의 액션 장면의 구성과 앵글 역시 '매트릭스'가 없었다면 성립할 수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다면 전편도 그렇고 이번 속편도 그렇고 스파이더맨과 악역의 최종 결투는 사람들이 없는 외진 곳에서 일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악역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도시 전체를 휘젓고 다니면서 마천루를 배경으로 혈투를 벌인다면 더 멋질텐데요. 3편에서는 그런 액션신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대부분 아니다, 라고 말하는 MJ역의 커스틴 던스트는 더 예뻐졌더군요.(다분히 주관적 --;;;) 커피샵에서 피터와 둘이 만나다 닥터 옥토퍼스의 공격을 받기 직전까지의 니트 두건 차림은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객관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자신이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가를 아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하긴 아역부터 시작해서 연기에 잔뼈가 굵었다니까요.
해리 오스본 역의 제임스 프랑코는 '비디오드롬',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등에 출연했던 제임스 우즈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는 배우인데 갈수록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3편에서 그린 고블린2로 예정되어 있는 것 같던데 기대가 큽니다. 비열한 악당이지만 친구와 싸워야 하는 고뇌를 잘 그릴 수 있는 마스크라고 생각됩니다. 시나리오의 문제인지 스파이더맨에 대한 증오에 집중되어 부자 특유의 천박함을 더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피터 파커가 가난과 싸우며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전반부에서는 왠지 '백투 더 퓨쳐' 시리즈 청춘스타 마이클 J폭스와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느겼습니다. 토비 맥과이어의 눈동자 하나 만큼은 남자인 제가 봐도 참 맑던데 '반지의 제왕' 3부작의 프로도 배긴스 역의 일라이저 우드의 눈매와 비슷하더군요. 그런데 토비 맥과이어가 자꾸 이마가 넓어지는 것 같아 벤 애플렉처럼 대머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뭐, 벤 애플렉도 감쪽같은 비싼 가발을 쓰고 있어서 그가 대머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듯이 토비 맥과이어도 설령 대머리가 된다해도 별 상관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대머리 스파이더맨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좀 안 어울리죠?
스파이더맨을 비롯한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패턴이 정의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에 불탄다는 것인데 히어로물이 등장한지 한 세기가 지난 이상 보다 쿨한 히어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엑스맨'의 울버린처럼 '나 싸우기 싫어'가 보다 진화되어 돈을 벌기 위해 히어로가 된 '해결사' 히어로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기꾼에 바람둥이 기질 철철 넘치는 히어로가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사명감에 넘치는 다른 수많은 히어로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스파이더맨이 사람들을 구하는 것은 자신 밖에 할 수 없다는 사명감에 불타 사랑과 사생활을 잃으면서도 매달리는 것은 수많은 워커 홀릭 직장인들의 풍자로 보입니다. 직장인들 중에는 일에 매달리는 것으로 자신이 건실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으며 존재 의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일과 사랑, 둘다를 병행할 수 없으니 하나를 희생하자,며 일을 선택한 피터에게 혹독한 시련이 닥친 것은 워커 홀릭 직장인들에 대한 금언같지 않습니까? '일 좀 그만하고 가서 놀아!'라는...
오프닝에서 1편을 삽화로 처리한 것은 스파이더맨이 만화에 기반하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품 속에서도 MJ가 존 제임스에게 키스하다 스파이더맨과의 키스를 회상하거나 삼촌인 벤과 그린 고블린이었던 노먼 오스본이 회상신이 아니라 등장 인물들의 잠재 의식에 나타나는 것도 1편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고요. 2년만에 나온 속편이라면 매우 빠른 셈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군요.(3년에 한편을 기다려야 하는 '스타 워즈'나 '엑스맨', 그리고 언제 속편이 나올지 모를 '인디아나 존스'보다는 훨씬 양반이죠.)
배나온 아저씨인 닥터 옥토퍼스도 처음 예고편을 보았을 때에는 보다 샤프하게 보일 수 있었을 것 같아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결말에 선하게 돌아온다는 점에서 작품 전체에 조화를 이룬 것 같습니다. 수술실에서의 장면이나 닥터 옥토퍼스의 갑작스런 등장 장면에서는 호러물의 대가 샘 레이미답게 관객들을 잘 놀래키더군요. 나중에 dvd로 나왔을 때 쿵쿵 거리는 문어발 소리는 얼마나 잘 재현될지 기대됩니다.
매트릭스 이후 말도 안되는 총격전이나 화기류를 동원한 액션물이 주류를 이루는 헐리우드 영화 속에서 고층 빌딩을 오가며 몸과 몸이 부딪치는 싸움은 원초적인 느낌을 자아냅니다. 물론 '스파이더맨2'의 액션 장면의 구성과 앵글 역시 '매트릭스'가 없었다면 성립할 수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한 가지 아쉬웠다면 전편도 그렇고 이번 속편도 그렇고 스파이더맨과 악역의 최종 결투는 사람들이 없는 외진 곳에서 일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악역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도시 전체를 휘젓고 다니면서 마천루를 배경으로 혈투를 벌인다면 더 멋질텐데요. 3편에서는 그런 액션신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대부분 아니다, 라고 말하는 MJ역의 커스틴 던스트는 더 예뻐졌더군요.(다분히 주관적 --;;;) 커피샵에서 피터와 둘이 만나다 닥터 옥토퍼스의 공격을 받기 직전까지의 니트 두건 차림은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객관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자신이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가를 아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하긴 아역부터 시작해서 연기에 잔뼈가 굵었다니까요.
해리 오스본 역의 제임스 프랑코는 '비디오드롬',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등에 출연했던 제임스 우즈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는 배우인데 갈수록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3편에서 그린 고블린2로 예정되어 있는 것 같던데 기대가 큽니다. 비열한 악당이지만 친구와 싸워야 하는 고뇌를 잘 그릴 수 있는 마스크라고 생각됩니다. 시나리오의 문제인지 스파이더맨에 대한 증오에 집중되어 부자 특유의 천박함을 더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피터 파커가 가난과 싸우며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전반부에서는 왠지 '백투 더 퓨쳐' 시리즈 청춘스타 마이클 J폭스와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느겼습니다. 토비 맥과이어의 눈동자 하나 만큼은 남자인 제가 봐도 참 맑던데 '반지의 제왕' 3부작의 프로도 배긴스 역의 일라이저 우드의 눈매와 비슷하더군요. 그런데 토비 맥과이어가 자꾸 이마가 넓어지는 것 같아 벤 애플렉처럼 대머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뭐, 벤 애플렉도 감쪽같은 비싼 가발을 쓰고 있어서 그가 대머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듯이 토비 맥과이어도 설령 대머리가 된다해도 별 상관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대머리 스파이더맨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좀 안 어울리죠?
스파이더맨을 비롯한 히어로물의 전형적인 패턴이 정의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에 불탄다는 것인데 히어로물이 등장한지 한 세기가 지난 이상 보다 쿨한 히어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엑스맨'의 울버린처럼 '나 싸우기 싫어'가 보다 진화되어 돈을 벌기 위해 히어로가 된 '해결사' 히어로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기꾼에 바람둥이 기질 철철 넘치는 히어로가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사명감에 넘치는 다른 수많은 히어로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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