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에는 '에이리언'의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이리언'을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영화를 먼저 감상하시고 리뷰를 읽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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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을 채취, 운반하는 화물선 노스트로모호의 7명의 승무원들은 동면에 들어간 채 지구로 귀환하는 도중, 조난 신호가 발신하는 별을 탐사하게 됩니다. 탐사 도중 괴물이 케인(존 허트 분)의 얼굴을 뒤덮어 버리자 케인은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는 케인을 우주선 안으로 들여보내면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애쉬(이안 홀름 분)가 문을 열어 주게 됩니다.
매 작품마다 감독이 바뀌며 각각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던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에이리언’(1979년작)은 SF 호러라는 신장르를 개척한 작품입니다. 이전까지의 SF 영화에서 다뤄졌던 외계인들이 UFO나 광선총을 앞세운 우스꽝스럽고도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지구를 침공했다면 인간의 몸속에 침투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가슴을 뚫고 나와 뚫고 나와 성체가 되어 다른 인간들을 제물로 삼는 에이리언은 대단히 동물적이며 잔혹한 흡혈귀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알 → 페이스 허거 → 체스트 버스터 → 성체의 단계로 성장하는 에이리언의 기괴하고도 끔찍한 모습은 평소 아편을 즐기는 H.R. 기거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에이리언의 디자인과 영화속 움직임은 노골적으로 성적인 은유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입에 알을 낳는 페이스 허거의 생식 방법은 오럴 섹스를, 체스트 버스터와 성체 에이리언의 머리 모양은 남근을 연상케 합니다. 이같이 남성적인 괴물에 끝까지 맞서는 주인공인 리플리가 여자라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가슴을 뚫고 태어나는 체스트 버스터의 탄생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출산의 고통과 공포를 암시합니다.
하지만 ‘에이리언’은 단순히 괴물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 출신의 CF 감독으로 ‘결투자들’ 이후 최고의 비쥬얼리스트로 자리잡게 되는 시발점이 바로 ‘에이리언’입니다. 따라서 영화는 에이리언의 존재는 숨기고 우주선 내외부의 화려한 비쥬얼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특히 종반부에서 리플리가 폐소공포증이 생길 것만 같은 비좁은 우주선 복도 안에서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에이리언을 경계하며 달리는 부분은 데이빗 핀처의 데뷔작이자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의 모티브를 제공해준 명장면입니다.
‘에이리언’이 선사하는 공포는 미지의 것입니다. 따라서 사전 지식 없이 감상할 경우 어디로 내러티브가 튈지 모르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리언’은 효과음이나 음악 등으로 얄팍하고 일시적인 공포만을 제공하는 최근의 공포 영화와는 달리 제리 골드스미스의 고요한 배경음악을 바탕으로 근본적이고 무의식을 깊숙이 건드리는 본연의 공포를 선사합니다.
‘어떠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외계 생명체의 표본을 지구로 운반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린 것이 회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6명의 무고한 대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정치 권력이 아니라 자본 권력이라는 설정은 매우 선구적인 것입니다. 이들에게 에이리언과 맞설 것을 강요하며 정보를 숨기고 있는 애쉬가 결국 기계 인간이었다는 설정 또한 러다이트 운동 이후에 끊임없이 인간의 무의식을 괴롭히는 기계 문명에 대한 공포(기계가 인간을 잠식할 것이라는 공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케인을 제외한 4명의 대원들이 에이리언에 희생당하는 장면은 짧고 재빨리 지나가며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는 반면 애쉬가 파괴당하는 장면은 유독 밝은 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매우 상세하게 묘사되는데 이안 홀름의 명연기와 하얀 액체를 마구 쏟아내는 끔찍스런 특수 효과가 맞물려 가히 ‘에이리언’의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본과 기계에 대한 공포 이외에도 엄연한 인종 및 계층 의식이 내재되어 있는데 선장인 달라스(톰 스케릿 분)는 백인 남성이지만 배의 자질구레한 잡일 떠맡는 것은 파커(야펫 코토 분)라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체스트 버스터가 케인의 가슴을 뚫고 나오는 순간 파커가 나서서 죽이려 했다는 것도 흑인 특유의 본능적인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화면과 창의적인 설정, 상당한 의미가 내포된 설정과 플롯으로 인해 26년이 지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에이리언’은 세기를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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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마다 감독이 바뀌며 각각 독특한 작품을 선보였던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에이리언’(1979년작)은 SF 호러라는 신장르를 개척한 작품입니다. 이전까지의 SF 영화에서 다뤄졌던 외계인들이 UFO나 광선총을 앞세운 우스꽝스럽고도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지구를 침공했다면 인간의 몸속에 침투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가슴을 뚫고 나와 뚫고 나와 성체가 되어 다른 인간들을 제물로 삼는 에이리언은 대단히 동물적이며 잔혹한 흡혈귀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알 → 페이스 허거 → 체스트 버스터 → 성체의 단계로 성장하는 에이리언의 기괴하고도 끔찍한 모습은 평소 아편을 즐기는 H.R. 기거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에이리언의 디자인과 영화속 움직임은 노골적으로 성적인 은유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입에 알을 낳는 페이스 허거의 생식 방법은 오럴 섹스를, 체스트 버스터와 성체 에이리언의 머리 모양은 남근을 연상케 합니다. 이같이 남성적인 괴물에 끝까지 맞서는 주인공인 리플리가 여자라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가슴을 뚫고 태어나는 체스트 버스터의 탄생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출산의 고통과 공포를 암시합니다.
하지만 ‘에이리언’은 단순히 괴물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국 출신의 CF 감독으로 ‘결투자들’ 이후 최고의 비쥬얼리스트로 자리잡게 되는 시발점이 바로 ‘에이리언’입니다. 따라서 영화는 에이리언의 존재는 숨기고 우주선 내외부의 화려한 비쥬얼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특히 종반부에서 리플리가 폐소공포증이 생길 것만 같은 비좁은 우주선 복도 안에서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에이리언을 경계하며 달리는 부분은 데이빗 핀처의 데뷔작이자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의 모티브를 제공해준 명장면입니다.
‘에이리언’이 선사하는 공포는 미지의 것입니다. 따라서 사전 지식 없이 감상할 경우 어디로 내러티브가 튈지 모르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이리언’은 효과음이나 음악 등으로 얄팍하고 일시적인 공포만을 제공하는 최근의 공포 영화와는 달리 제리 골드스미스의 고요한 배경음악을 바탕으로 근본적이고 무의식을 깊숙이 건드리는 본연의 공포를 선사합니다.
‘어떠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외계 생명체의 표본을 지구로 운반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린 것이 회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6명의 무고한 대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정치 권력이 아니라 자본 권력이라는 설정은 매우 선구적인 것입니다. 이들에게 에이리언과 맞설 것을 강요하며 정보를 숨기고 있는 애쉬가 결국 기계 인간이었다는 설정 또한 러다이트 운동 이후에 끊임없이 인간의 무의식을 괴롭히는 기계 문명에 대한 공포(기계가 인간을 잠식할 것이라는 공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케인을 제외한 4명의 대원들이 에이리언에 희생당하는 장면은 짧고 재빨리 지나가며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는 반면 애쉬가 파괴당하는 장면은 유독 밝은 곳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매우 상세하게 묘사되는데 이안 홀름의 명연기와 하얀 액체를 마구 쏟아내는 끔찍스런 특수 효과가 맞물려 가히 ‘에이리언’의 최고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본과 기계에 대한 공포 이외에도 엄연한 인종 및 계층 의식이 내재되어 있는데 선장인 달라스(톰 스케릿 분)는 백인 남성이지만 배의 자질구레한 잡일 떠맡는 것은 파커(야펫 코토 분)라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체스트 버스터가 케인의 가슴을 뚫고 나오는 순간 파커가 나서서 죽이려 했다는 것도 흑인 특유의 본능적인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화면과 창의적인 설정, 상당한 의미가 내포된 설정과 플롯으로 인해 26년이 지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에이리언’은 세기를 뛰어넘어 여전히 유효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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