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호크 다운 - 원인은 없고 결과만 있다
아내와 아들을 잃은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 분)에게 영주 고프리(리암 니슨 분)가 찾아 옵니다. 고프리는 발리안에게 자신이 아버지라며 십자군의 일원으로 예루살렘으로 향할 것을 권유합니다.
‘킹덤 오브 헤븐’의 관람 포인트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침공과 대 대외 강경 정책이 팽배해 있는 최근에 아랍과 서구의 대결을 소재로 한 이 영화가 어떤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느냐 였으며 둘째 ‘블레이드 러너’와 ‘에이리언’이래 화려한 비쥬얼로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리들리 스콧이 얼마나 압도적인 시각적 재미를 선사할 것이냐 였습니다.
영화를 관람한 후 ‘킹덤 오브 헤븐’의 정치적 성격은 주인공 발리안으로 캐스팅된 올랜도 블룸의 이미지가 모든 것을 대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블랙 호크 다운’의 의욕 넘치는 신병 블랙번,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사욕이라고는 전혀 없는 요정 레골라스와 같은 범생 이미지의 그가 주인공이라는 점과 무모한 침략 전쟁이나 신분제를 비판하며 철저히 정치적으로 올바른 지향을 지키려 한 것은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발리안이 싸우는 목적은 오로지 현대전에서의 정전(正戰)인 방어전일 뿐이며 싸우는 이유는 단지 민중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종교나 대의명분은 모두 필요없다는 허무주의적 성향마저 보입니다. 침략 전쟁에 광분하는 미국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올바르기에 마치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범생 친구를 보는 것처럼 ‘킹덤 오브 헤븐’의 정치적 지향은 너무나 모범적이라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것입니다.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러셀 크로우 분)의 삐딱하리만치 강인한 집념이 그리울 정도였습니다.
비쥬얼면에서도 여타 감독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화면빨이기는 하지만 ‘글래디에이터’나 ‘블랙 호크 다운’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빛바랜 듯한 색조의 화면과 개각도 촬영은 더 이상리들리 스콧만의 전유물은 아니기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시나리오가 허술합니다. 발리안의 인생 유전이 별다른 설득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장장이에서 백전불패의 기사로 변하는 그가 검술을 제대로 익힌 것은 5분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혼란스울 뿐입니다. 전투 장면도 볼만 하면 다음 스토리로 넘어갈 만큼 지나치게 짧고 분절적이서 극적인 재미를 얻기 어렵습니다. ‘글래디에이터’의 비장미나 ‘반지의 제왕’의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힘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거 이슬람 군주가 흉폭하고 야만적으로 묘사되었던 데 반해 기독교도들의 두려움의 상징인 살라딘(가산 마수드 분)의 매력이 도리어 발리안을 압도합니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유머 감각도 갖추고 있는 그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악합니다. 배우는 다르지만 ‘알렉산더’에 등장했던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와 이미지가 놀랄만큼 흡사해서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아랍 군주의 스테레오 타입이 어떤 스타일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가면을 쓴 채 끝까지 맨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한 예루살렘의 왕 볼드윈 역의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배우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아도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얼마든지 카리스마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시빌라 역의 에바 그린은 이 영화보다 ‘몽상가들’에서 더욱 매력적이었고 리암 니슨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의 제다이 마스터 콰이 콘 진으로 겹쳐 보였으며 말만 멋지게 할 뿐 활약은 미미한 티베리어스 역의 제레미 아이언스는 매우 아쉬웠습니다.
결론적으로 ‘글래디에이터’나 ‘반지의 제왕’을 연상하고 관람한다면 실망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위해 노력하는 기사담을 한번 쯤 보고 싶다면 ‘킹덤 오브 헤븐’은 반드시 관람해야 할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알렉산더'보다는 나았습니다.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킬링 타임 용으로는 그런대로 쓸만한 작품이니 말입니다.

‘킹덤 오브 헤븐’의 관람 포인트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침공과 대 대외 강경 정책이 팽배해 있는 최근에 아랍과 서구의 대결을 소재로 한 이 영화가 어떤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느냐 였으며 둘째 ‘블레이드 러너’와 ‘에이리언’이래 화려한 비쥬얼로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리들리 스콧이 얼마나 압도적인 시각적 재미를 선사할 것이냐 였습니다.
영화를 관람한 후 ‘킹덤 오브 헤븐’의 정치적 성격은 주인공 발리안으로 캐스팅된 올랜도 블룸의 이미지가 모든 것을 대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블랙 호크 다운’의 의욕 넘치는 신병 블랙번,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사욕이라고는 전혀 없는 요정 레골라스와 같은 범생 이미지의 그가 주인공이라는 점과 무모한 침략 전쟁이나 신분제를 비판하며 철저히 정치적으로 올바른 지향을 지키려 한 것은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발리안이 싸우는 목적은 오로지 현대전에서의 정전(正戰)인 방어전일 뿐이며 싸우는 이유는 단지 민중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종교나 대의명분은 모두 필요없다는 허무주의적 성향마저 보입니다. 침략 전쟁에 광분하는 미국의 대외 정책을 비판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올바르기에 마치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범생 친구를 보는 것처럼 ‘킹덤 오브 헤븐’의 정치적 지향은 너무나 모범적이라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것입니다.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러셀 크로우 분)의 삐딱하리만치 강인한 집념이 그리울 정도였습니다.
비쥬얼면에서도 여타 감독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화면빨이기는 하지만 ‘글래디에이터’나 ‘블랙 호크 다운’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빛바랜 듯한 색조의 화면과 개각도 촬영은 더 이상리들리 스콧만의 전유물은 아니기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시나리오가 허술합니다. 발리안의 인생 유전이 별다른 설득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장장이에서 백전불패의 기사로 변하는 그가 검술을 제대로 익힌 것은 5분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혼란스울 뿐입니다. 전투 장면도 볼만 하면 다음 스토리로 넘어갈 만큼 지나치게 짧고 분절적이서 극적인 재미를 얻기 어렵습니다. ‘글래디에이터’의 비장미나 ‘반지의 제왕’의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힘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거 이슬람 군주가 흉폭하고 야만적으로 묘사되었던 데 반해 기독교도들의 두려움의 상징인 살라딘(가산 마수드 분)의 매력이 도리어 발리안을 압도합니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유머 감각도 갖추고 있는 그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장악합니다. 배우는 다르지만 ‘알렉산더’에 등장했던 페르시아의 왕 다리우스와 이미지가 놀랄만큼 흡사해서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아랍 군주의 스테레오 타입이 어떤 스타일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가면을 쓴 채 끝까지 맨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신비한 예루살렘의 왕 볼드윈 역의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배우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아도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얼마든지 카리스마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시빌라 역의 에바 그린은 이 영화보다 ‘몽상가들’에서 더욱 매력적이었고 리암 니슨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의 제다이 마스터 콰이 콘 진으로 겹쳐 보였으며 말만 멋지게 할 뿐 활약은 미미한 티베리어스 역의 제레미 아이언스는 매우 아쉬웠습니다.
결론적으로 ‘글래디에이터’나 ‘반지의 제왕’을 연상하고 관람한다면 실망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위해 노력하는 기사담을 한번 쯤 보고 싶다면 ‘킹덤 오브 헤븐’은 반드시 관람해야 할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알렉산더'보다는 나았습니다.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킬링 타임 용으로는 그런대로 쓸만한 작품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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