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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2 - 홍콩판 '대부'이자 시리즈 최고의 걸작 영화

'무간도' 한정판 dvd 박스
무간도 3부작 OST
무간도 3 - 떠난 자와 남은 자

경찰 국장 황지성(황추생 분), 삼합회 보스 한침(증지위 분), 삼합회 속의 경찰 스파이 진영인(양조위 분), 경찰 속의 삼합회 스파이 유건명(유덕화 분). ‘무간도’의 주인공이었던 네 명의 남자가 10년 전 어떻게 만나고 얽히게 되었는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스핀 오프가 바로 ‘무간도2’의 출발점입니다.

‘무간도’ 삼부작 한정판 dvd 박스를 구입하고 ‘무간도2’를 가장 먼저 감상한 이유는 우선 삼부작 중 ‘무간도2’가 시간적으로 가장 먼저 일어난 일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진영인(여문락 분)과 유건명(진관희 분)의 청년 시절(이라기보다 풋내기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을 바탕으로 황지성과 한침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극장 개봉 당시 난도질당한 ‘무간도2’를 삭제 없이 빨리 감상하고픈 욕심이 컸기 때문입니다. 수입사가 스토리 위주로 마음대로 난도질한 덕분에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즐길(?) 수 있었지만 등장 인물들간의 미묘한 관계와 심리 묘사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 학교 교장과 육계창(호군 분) 국장에게 총애를 받는 경찰학교 학생 진영인의 모습, 진영인이 조직 속에서 유일하게 친구로 지내는 아강(두문택 분)과의 첫 만남, 한침과 황지성의 태국에서의 만남 등 중요한 장면들이 삭제되었습니다. 특히 예가의 몰락과 홍콩 반환이 겹쳐지는 장면 대부분도 개봉 당시 삭제되어 ‘무간도’ 삼부작만의 매력인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오늘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홍콩 느와르의 부활’이라는 거창한 문구는 사실 ‘무간도’ 삼부작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멋드리게 총을 난사하며 한 두 발의 총탄쯤은 맞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영웅본색’류의 영화를 예상한다면 ‘무간도’ 삼부작은 하품 나오기 십상입니다. (‘무간도’ 삼부작을 극찬하는 팬들도 있지만 도무지 지루하고 하품이 나와서 무슨 내용인지도 알 수 없었다는 사람들도 실제 있으니 말입니다.) ‘무간도’ 삼부작은 고도의 심리 스릴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무간도2’는 홍콩 느와르의 분위기에서 비장미만을 계승했을 뿐 전체적인 흐름은 ‘대부’ 시리즈에서 차용했습니다. 초반부에서 유건명이 예가의 보스 예곤을 암살하는 장면은 ‘대부2’에서 비토가 파누치를 암살하는 장면을 연상케 하며, 진영인이 예가의 사생아라는 설정은 ‘대부3’에서 빈센트(앤디 가르시아 분)가 소니(제임스 칸 분)의 사생아라는 설정과도 흡사합니다. 중반부의 소두목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역시 ‘대부1’ 이래 ‘대부’ 시리즈 전체의 전매특허가 되어버린 종반부의 숙청 러쉬와 비슷합니다. 아버지 예곤의 죽음 이후 조직을 떠맡아 고심하는 예영효(오진우 분)의 모습은 ‘대부’ 삼부작의 주인공 마이클(알 파치노 분)의 고뇌와도 상통합니다. 그런데 헐리우드 영화에는 어쩐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같은 ‘대부’ 시리즈의 가족주의보다는 유교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무간도2’의 가족주의 쪽이 훨씬 공감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무간도’ 삼부작 중에서 ‘무간도2’가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무간도2’의 주인공은 진영인과 유건명이 아닙니다. 황지성과 한침입니다. ‘무간도’에서 불꽃튀는 대결을 보여주었던 두 사람이 실은 친구처럼 절친했다는 설정은 ‘무간도2’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성격도 ‘무간도’와는 대조적입니다. 항상 진영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는 ‘무간도’에서의 자상한 황지성과 달리 ‘무간도2’에서의 젊은 황지성은 예곤의 살해를 교사하고 절친한 동료 육계창과 공을 다투는 현실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대로 ‘무간도’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무자비한 보스였던 한침은 ‘무간도2’에서 예가에 복종하며 솔직하고 우직한 처신을 하는 소두목으로 등장합니다.

황추생의 연기는 단연 발군입니다. 특히 육계창의 죽음을 단 두 컷으로 잡아내는 긴 장면에서 당황하며 울부짖는 그의 연기는 실로 대단합니다. 마음 좋은 아저씨처럼 등장하는 증지위의 직선적인 연기도 좋습니다. 이들과 맞서는 오진우의 연기는 매우 독특합니다. 차분하고 지적인 보스라는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가 아버지의 죽음을 추모하며 술잔을 들자 조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장면은 '무간도2'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황추생과 증지위, 오진우에 비하면 여문락과 진관희의 연기에서 카리스마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보면 볼수록 양조위와 유덕화의 이미지와 흡사한 두 신인급 배우의 연기도 나름대로 귀엽습니다. ‘무간도’를 보고 양조위와 유덕화의 표정과 동작 연기를 상당 부분 따라하려한 노력의 흔적도 엿볼 수 있습니다.

빠져나오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심연으로 가라앉아 갔기에 하루하루의 삶이 무간 지옥과 같았던 사내들의 이야기 ‘무간도’ 삼부작 중에서 가장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시리즈 최고의 걸작 ‘무간도2’는 헐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의 ‘무간도2’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에 더욱 소중한 작품입니다.

덧글

  • FAZZ 2005/04/24 03:20 #

    저는 무간도1을 제일 재미있게 봤습니다.
    디제님이 말씀하신 2의 비장감과 오리지널러티는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가슴으로까지 이해는 못해서 말이죠.
  • 디제 2005/04/24 12:26 #

    FAZZ님/ FAZZ님이 조금더 나이를 먹으면 2편이 더 좋아지실지도 모릅니다. ^^;;;
  • 핏빛악마 2005/04/24 21:14 #

    무간도 시리즈를 정말 잼나게 봤는데, 무간도2를 보면서 왜 유덕화가 진공앰프를 사면서까지 그 노래를 듣는 지를 알게 되었을 때 살짝 가슴이 찡했답니다^^;
  • 디제 2005/04/25 12:29 #

    빗빛악마님/ '무간도3'에서는 왜 '무간도' 1편에서 양조위가 붕대를 감고 나왔는지 알 수 있었죠. ^^
  • kinder 2005/04/25 16:01 #

    2편-1편-3편, 2편-3편-1편 무난하죠.
    3편을 이어서 느긋하게 감상할 날이 빨리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
  • 디제 2005/04/26 03:45 #

    kinder님/ kinder님도 dvd 박스를 구입하셨나 보군요. 본 영화만 먼저 보고 다시 커멘터리를 감상하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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