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홍련 - 세트와 소품의 미학
‘주먹이 운다’와 더불어 상반기 한국 영화의 기대작인 ‘달콤한 인생’의 팜플렛에는 ‘느와르 액션’으로, CGV의 타임 테이블에는 ‘스릴러’라고 장르 구분을 했지만 ‘느와르 액션’이 되기에는 액션이 다소 약하고 ‘스릴러’가 되기에는 내러티브가 단순합니다. 아무런 수식어가 붙지 않은 ‘느와르’ 혹은 아무리 양보해도 ‘액션 느와르’ 쪽이 더 어울리는 것 같군요.
하지만 ‘달콤한 인생’의 시나리오를 허술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것 같습니다. 조직 보스의 총애를 받던 한 사내가 어이 없이 운명이 급변하고 조직 전체와 맞서 싸우는 스토리는 어설픈 반전의 꼼수 따위에는 의존하지 않고 우직하게 단순함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나 내러티브보다는 비주얼과 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감상한다면 ‘달콤한 인생’은 매우 다른 작품이 됩니다. 화려한 비주얼과 주인공 선우로 댄디 스타일이 단순한 시나리오 덕분에 힘이 넘치는 화면으로 뒷받침되는 것입니다.
비주얼의 화려함 뿐만 아니라 캐릭터 또한 매력적입니다. 깔끔한 완벽주의자 선우(이병헌 분),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 강사장(김영철 분), 가벼움이 매력인 문석(김뢰하 분), 비열한 백사장(황정민 분)까지 남성 캐릭터들의 개성은 그들의 행동보다는 대사에 의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탄탄한 조연들과 이들이 말하는 멋진 대사 덕분에 ‘달콤한 인생’의 단순한 시나리오는 충분히 상쇄되고 있습니다. 태구 역의 문정혁(에릭)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전화 목소리 외에는 대사가 없는 과묵한 캐릭터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안성기를 연상케합니다. 태구만으로도 ‘달콤한 인생’의 외전 영화 한 편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문정혁이니 상상에 그치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군요.
강사장의 여자로 선우를 흔들리게 만드는 희수(신민아 분)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선굵은 마초 영화에서 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초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커지면 자칫 영화는 치정극이나 신파극으로 흘러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긴 생머리에 미니 스커트와 스니커, 첼로로 대표되는 청순한 희수의 이미지는 분명 로리타 컴플렉스를 자극하기 위한 것입니다. 조직을 위해 희생하던 사나이가 조직 보스의 여자와 얽히고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는 스토리 라인은 ‘초록 물고기’를 연상케하는 것으로 ‘달콤한 인생’은 사실주의의 걸작인 ‘초록 물고기’의 판타지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초반부에서 깔끔한 완벽주의자인 선우의 캐릭터를 형상화는 부분은 매우 매끄럽습니다. 선우의 표정, 대사, 세세한 동작과 동선, 카메라 워킹과 세트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등에서 선보였던 김지운 감독의 유머 감각은 ‘달콤한 인생’의 중반부에서도 빛이 납니다. 초반부의 캐릭터와 상황 설정 이후에 등장하는 중반부의 개그 장면은 다분히 만화적입니다. 액션 장면은 생각 외로 많지 않고 짧지만 (예고편에 나온 것이 거의 전부라고 생각해도 될 듯. 예고편의 멋진 배경 음악이 영화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핸드폰 배터리, 시멘트 블럭, 불이 붙은 못 박힌 각목 등으로 매우 강렬하개 표현되는데 그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감독을 비롯한 스탭이 상당히 고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종반부에서의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지지 않고 싸우는 선우의 모습은 ‘스카페이스’의 알 파치노나 ‘영웅본색2’의 주윤발을 연상케합니다.
‘달콤한 인생’에는 러시아인 무기 밀매 업자와 필리핀 인 깡패들도 출연합니다. 서울이 그만큼 세계화된 도시가 되었다는 것이겠죠. 느와르의 불모지 한국에서 이 정도의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이제 한국 영화도 제작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으니 ‘달콤한 인생’을 능가할 수 있는 느와르가 보다 많이 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달콤한 인생’의 시나리오를 허술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것 같습니다. 조직 보스의 총애를 받던 한 사내가 어이 없이 운명이 급변하고 조직 전체와 맞서 싸우는 스토리는 어설픈 반전의 꼼수 따위에는 의존하지 않고 우직하게 단순함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시나리오나 내러티브보다는 비주얼과 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감상한다면 ‘달콤한 인생’은 매우 다른 작품이 됩니다. 화려한 비주얼과 주인공 선우로 댄디 스타일이 단순한 시나리오 덕분에 힘이 넘치는 화면으로 뒷받침되는 것입니다.
비주얼의 화려함 뿐만 아니라 캐릭터 또한 매력적입니다. 깔끔한 완벽주의자 선우(이병헌 분),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 강사장(김영철 분), 가벼움이 매력인 문석(김뢰하 분), 비열한 백사장(황정민 분)까지 남성 캐릭터들의 개성은 그들의 행동보다는 대사에 의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탄탄한 조연들과 이들이 말하는 멋진 대사 덕분에 ‘달콤한 인생’의 단순한 시나리오는 충분히 상쇄되고 있습니다. 태구 역의 문정혁(에릭)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전화 목소리 외에는 대사가 없는 과묵한 캐릭터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안성기를 연상케합니다. 태구만으로도 ‘달콤한 인생’의 외전 영화 한 편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문정혁이니 상상에 그치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군요.
강사장의 여자로 선우를 흔들리게 만드는 희수(신민아 분)의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선굵은 마초 영화에서 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초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커지면 자칫 영화는 치정극이나 신파극으로 흘러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긴 생머리에 미니 스커트와 스니커, 첼로로 대표되는 청순한 희수의 이미지는 분명 로리타 컴플렉스를 자극하기 위한 것입니다. 조직을 위해 희생하던 사나이가 조직 보스의 여자와 얽히고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는 스토리 라인은 ‘초록 물고기’를 연상케하는 것으로 ‘달콤한 인생’은 사실주의의 걸작인 ‘초록 물고기’의 판타지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초반부에서 깔끔한 완벽주의자인 선우의 캐릭터를 형상화는 부분은 매우 매끄럽습니다. 선우의 표정, 대사, 세세한 동작과 동선, 카메라 워킹과 세트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등에서 선보였던 김지운 감독의 유머 감각은 ‘달콤한 인생’의 중반부에서도 빛이 납니다. 초반부의 캐릭터와 상황 설정 이후에 등장하는 중반부의 개그 장면은 다분히 만화적입니다. 액션 장면은 생각 외로 많지 않고 짧지만 (예고편에 나온 것이 거의 전부라고 생각해도 될 듯. 예고편의 멋진 배경 음악이 영화 본편에는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핸드폰 배터리, 시멘트 블럭, 불이 붙은 못 박힌 각목 등으로 매우 강렬하개 표현되는데 그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감독을 비롯한 스탭이 상당히 고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종반부에서의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지지 않고 싸우는 선우의 모습은 ‘스카페이스’의 알 파치노나 ‘영웅본색2’의 주윤발을 연상케합니다.
‘달콤한 인생’에는 러시아인 무기 밀매 업자와 필리핀 인 깡패들도 출연합니다. 서울이 그만큼 세계화된 도시가 되었다는 것이겠죠. 느와르의 불모지 한국에서 이 정도의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이제 한국 영화도 제작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으니 ‘달콤한 인생’을 능가할 수 있는 느와르가 보다 많이 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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