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룡의 주연 데뷔작 ‘당산대형’의 영화적 완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점프컷을 시도한 것이 아닌데도 컷 연결은 매우 어색하며 스토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이소룡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무술 연기 또한 느리고 볼품없습니다. 여배우들도 미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악역들도 별로 강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작 다섯 편의 주연 영화를 남기고 요절한 이소룡의 출연작이기에 ‘당산대형’은 너무나 소중한 작품입니다. 트레이드 마크인 쌍절곤이 아니면 맨손과 시원한 발차기로 싸우는 이소룡을 예상한다면 단검을 휘두르고 던지며 유혈극을 벌이는 액션에서 의외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당산대형’의 매력입니다. 주임으로 승진하고 동료들과 행진하는 이소룡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1971년작 ‘당산대형’은 의외의 노출 장면이나 (여배우의 상반신 노출 장면이 등장합니다.) 어린 아이가 칼에 찔려 죽은 장면 등 성인 취향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그러나 영화적 완성도나 의외의 볼거리들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릅니다. 특유의 괴조음을 연발하며 절도 넘치는 동작으로 단 일격에 적을 쓰러뜨리는 것 이외에 달리 이소룡에게 기대하는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그것만으로 ‘당산대형’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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