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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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 무협물의 절정, 그리고 끝 영화

'쾌찬차'와 '복성고조'로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도 동반하지 않고 극장에 들락거렸건만 커가면서 저는 성룡과 이연걸을 비롯한 무협 영화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류의 블록 버스터, '스타 워즈3 - 제다이의 귀환'같은 SF영화, '대부3'와 같은 갱영화에서 '영웅 본색'의 홍콩 느와르까지 비교적 영화를 가려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무협물은 이상하게 피하게 되더군요. '동방불패'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친구들은 난리였지만 보러갈 마음은 나지 않았고 결국 친구들에게 강제로 이끌려 '동방불패2'를 보러갔습니다만 참치(!)가 튀어 나오는 장면에서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래, 홍콩 무협물이 뭘 어쩌겠어. 허황되고 유치할 뿐이지, 라며 평가절하 하고 있었습니다.

이연걸이 등장하는 영화는 '와호장룡'을 보러 가기 전까지 돈주고 보러 간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무협물에 무관심했던 것입니다. 너무나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왕가위의 '동사서독'도 군입대 중이어서 나중에 집에서 비디오를 빌려 보았습니다만 이나마 성의를 기울인 것은 무협물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은 눈꼽만치도 없었고 단지 감독이 왕가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와호장룡'을 본 것도 지각관람이었습니다. 국내에 처음 개봉했을 당시 보러갈 생각은 눈꼽만치도 들지 않았습니다. 양자경이야 홍콩의 3류 여배우인 줄 알았고 주윤발의 칼을 든 변발 행색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서 - 주윤발은 뭐니뭐니해도 쌍권총과 선글라스, 성냥개비에 롱 코트야,라는 편견 때문에 - 포스터를 보고서 진작에 제쳐놓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2000년 아카데미에서 4개 부문을 시상한 이후 재개봉을 하자 손해보는 셈 치고 보러 가리라 결심했습니다. 명동의 중앙 시네마 2층의 조그만 상영관이었습니다.

극장치고는 작은 화면 속에서 장쯔이가 청명검을 훔치고 양자경이 이를 뒤쫓고, 주윤발이 푸른 여우와 맞서고, 장진이 장쯔이와 사막을 달렸고, 타악기와 중국 전통 현악기가 은은하고도 절묘하게 어우러지자, 저는 무협물에 대한 제 무지를 후회했습니다. 심리 묘사의 달인인 이안이 감독이었다면 아무리 무협물이라도 봤어야 했어, 라며 후회했습니다.

'와호장룡'을 보고 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에 다들 기대에 미치지 못할 거라 했지만 저는 평일 심야에 '영웅'을 보러갔습니다. 이연걸이 등장하는 영화를 처음으로 극장에서 돈주고 본 것이었습니다. (영웅에 대해서는 새로운 버젼의 dvd가 발매되면 글을 올릴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웅'이 수작이기는 합니다만 '와호장룡'처럼 인간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은 아닙니다. 주윤발이 분한 이목백이 죽어가며 '나는 인생을 허비했어'라는 장면과 장쯔이가 분한 소룡이 장진이 분한 소호에게 소원을 빌라고 하자 소호가 '티베트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말하는 동안 산밑으로 훌훌 날아가는 장면과 같은 감동은 없이 기교만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최근 홍콩 영화는 한국 영화의 중흥을 부러워 할 정도로 침체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홍콩 느와르도, 무협물도, 도박물도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은둔자인 왕가위와 트라이어드와의 연관성 때문에 헐리우드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주성치말고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록 '와호장룡'이 홍콩 무협물이라 부르기 애매한 작품입니다만(이안을 홍콩 감독이라고 부를 수 없지요.) '와호장룡'이 무협물의 절정이자 끝이어서 이후 무협물은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영화사에 기록이 남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와호장룡' 덕분에 저는 쇼 브라더스의 고전들을 볼려고 마음 먹고 있으니까요.

덧글

  • marlowe 2008/06/13 09:33 #

    양자경을 3류배우라고 말하시면 섭섭하죠. 액션영화에서도 내면 연기를 보여주는 흔치않은 배우인 데요.
    한 때 리무바이로 이연걸 대신 주윤발을 캐스팅하자 이연걸 팬들 반발이 심했는 데, 결과를 놓고 보면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연걸은 앳된 외모라서 양자경과의 로맨스가 어색해 보이거든요.
    최근 [쿵푸팬더]에서 청명겅이 나와서 재미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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