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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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 - 속아라! 영화

이건 테러입니다

지저분한 지하실에 갇힌 두 남자와 자살한 시체 하나. 살아있는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8시간. 의사인 고든(케리 엘위스 분)은 반대쪽에 사슬로 묶여 있는 아담(리 워넬 분)을 죽이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받습니다.

주인공과 실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의 지적 대결로 압축되는 정통 스릴러와 달리 ‘쏘우’는 고든을 주인공으로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며 아담이나 형사 탭(대니 글로버 분)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비중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장르적 공식에 충실한 스릴러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최후의 최후의 순간인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범인이 밝혀지지만 그 단서가 매우 제한된 것이기 때문에 러닝 타임 중간에 범인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운 모든 단서 중에 끝끝내 풀리지 않은 것이 바로 범인과 직결되는 것이지만 아귀가 착착 맞아 들어가는 스릴러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굳이 비견하자면 결말의 반전에 초점을 맞추는 ‘식스 센스’류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인간성에 대해 극단적으로 부정적 시각을 견지했던 ‘세븐’,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사유의 제1원칙을 부정하며 인간의 자아 정체성을 의심했던 ‘식스 센스’, 기억이 얼마나 자의적인 것인지 증명해주는 우화 ‘메멘토’와 비하면 분명 그 깊이나 정교함을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높은 점수를 주자면 ‘아이덴티티’와 비슷한 수준이며 최근에 개봉된 ‘숨바꼭질’ 보다 낫다고 할까요. (아마도 이것은 개념 없는 홍보를 통해 기대 수준을 지나치게 높인 수입사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만일 과장된 홍보로 인해 기대 수준이 쓸데없이 높아지지 않았다면 입소문은 충분히 좋게 났을 법한데 말입니다.) 고든과 아담을 서로 죽고 죽여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비교적 서로를 잘 믿는 편인데 이것이 극적인 긴장감을 다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둘이 서로를 지독하게 의심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피해자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하도록 했으면 보다 감칠맛나는 스릴러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의외로 배우들의 면면을 찾아보니 재미있군요. 어쩐지 낯이 익었다 싶었는데 고든으로 출연한 케리 엘위스는 ‘X 파일’의 9번째 시즌에서 사사건건 훼방 놓는 폴머 부국장 역을 맡은 바 있었습니다. 아담 역의 리 워넬은 각본을 직접 썼더군요. 감독인 제임스 완과 호주의 영화 학교에서 만나 ‘쏘우’를 함께 작업했습니다. 대니 글로버야 워낙 익숙한 배우였고요. 고든의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양계 여직원 칼라는 전복윤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계인 것 같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하드락 뮤직 비디오 같은 분위기를 선보인 ‘쏘우’는 올해 개봉을 목표로 감독을 바꾸어 속편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리 워넬은 제작에 참여하는군요. 최근 쓸만한 스릴러가 없어 갈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비교적 만족스런 작품을 만난 것 같아 흡족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며 차안에서 중반 이후 완전히 속았다는 생각에 (사실 전반부에는 범인을 맞출 수 있는 단서를 의심했는데 중반부부터 영화에 몰입하는 바람에 그 단서를 깨끗이 망각하고 말았습니다. 현란한 편집 덕분에 완전히 속은 거죠.) 낄낄거리며 운전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볼 영화들이 몰려서 개봉했지만 ‘쏘우’는 반드시 한 번 더 봐야 겠습니다. 어쩌면 재관람하고 ‘쏘우’의 정교함에 대해 보다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 지도 모르겠군요.

덧글

  • 마리 2005/03/11 04:16 #

    다른 곳에서 스포일러를 보고 말았어요. ㅠㅠ
  • 응가돌이 2005/03/11 05:28 #

    이 영화의 스포일러는 "범인은 절름발이다~!"급입니다.
    당하면 "돌이킬 수 없"지요. ㅋㅋ
  • 닥터지킬 2005/03/11 10:40 #

    고어 장르를 의심케 하는 영화 포스터 때문에도 등을 돌리는 분들이 꽤 계시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그 때문이라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정말 억울해 하겠어요.
  • 스푸키요원 2005/03/11 13:05 #

    폴머 부국장 반가웠지요. :)
  • 아우라 2005/03/11 13:28 #

    저예산 B급무비의 숨통을 트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디제 2005/03/11 14:59 #

    마리님, 응가돌이님/ 스포일러는 테러죠.
    닥터지킬님/ 고어는 분명 아닙니다. 적당한 선에서 제어가 잘 되어 있어요.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저 포스터가 왠지 우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군요.
    스푸키요원님/ '엑스 파일' 때보다 살이 좀 찐 것 같아요.
    아우라님/ B급 무비라고 한다면 시나리오가 훌륭하죠.
  • lunamoth 2005/03/12 00:07 # 삭제

    언젠가 부터 정말 무슨 게임이라도 하듯 반전에 집착하게 된것 같습니다. 물론 홍보/관객 양자가 공범인것 같습니다만. / 반전은 허탈했지만 나름의 분위기만은 인정할만 했습니다. 큐브의 전철을 밟는듯 싶네요. 속편 제작등...
  • 디제 2005/03/12 14:44 #

    lunamoth님/ 그러고보니 '큐브' 비슷한 면이 많았습니다. 저예산에, 폐쇄된 공간, 하나씩 죽어나가는 사람들, 왠지 비웃는 듯한 결말까지 말입니다.
  • Eskimo女 2005/03/18 23:46 #

    제가 이 영화 보고 느낀 거 하나: 결국 자식은 엄마가 구한다. 므핫핫 죄송해요 심각하질 않아서 ㅡ_ㅡ;; 근데 진실이긴 해요, 아빠보단 엄마가 더...크흐
  • 디제 2005/03/19 02:32 #

    Eskimo女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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