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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 제이미 폭스, 그리고 재즈 영화

‘사관과 신사’, ‘백야’ 등의 모범생 같은 영화를 감독했던 테일러 핵포드의 ‘레이’ 역시 이전의 필모그래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교과서적인 영화입니다. 가난한 편모 슬하에서 자란 흑인이자 맹인이었던 재즈 뮤지션 레이 찰스가 장애를 딛고, 음악적으로 성공하고, 흑인의 인권에 대해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리고, 마약을 끊고, 어두운 과거와 결별한다는 식의 뻔한 나열식 구성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2시간 30분이 넘는 러닝 타임인 ‘레이’에서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한다면 졸릴 뿐입니다. 특히 너무나 평범한 엔딩은 러닝 타임 동안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흥미 있게 본 사람의 기분마저 처지게 만들 정도입니다. 따라서 ‘레이’의 감상은 다른 식으로 핀트를 맞춰야 합니다.

어제 열린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제이미 폭스의 연기는 레이 찰스가 생전에 캐스팅에 참여했던 것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단연 두드러집니다.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중 라이벌이었던 ‘에비에이터’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의 젊고 잘생긴 남자 배우에 대한 시샘어린 보수적 시각에 희생당했다는 일부의 평가도 있지만, ‘에비에이터’가 마음에 들어 두 번씩이나 보았던 제 입장에서조차 이번 아카데미가 제이미 폭스에 돌아간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맹인이면서도 피아노를 유능하게 다루고 (상당수의 장면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흥겹게 몸을 흔드는 제이미 폭스의 모습에서 ‘아마데우스’에서 몸을 눕힌 채 피아노를 연주하던 모차르트 역의 톰 헐스가 연상되더군요.) 진짜 맹인처럼 움직이거나 마약에 의한 금단현상을 연기하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콜래트럴’에서 선보인 바 있듯이 제이미 폭스는 흑인치고는 매우 정감 있게 생긴 얼굴인데 그의 눈을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종반부에 가면 이런 아쉬움을 털어 버릴 수 있는 서비스 장면도 있습니다.

제이미 폭스의 명연기를 뒷받침하는 것은 시종일관 스크린을 압도하는 사실상의 주인공, 재즈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메트로폴리스’에서 클라이맥스의 메트로폴리스 붕괴 장면에 BGM으로 깔렸던 ‘I Can't Stop Loving You’, 최근 KTF CF에서 송혜교가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Hit The Road Jack’, 그리고 ‘Unchain My Heart’, ‘What’D I say’ 등 귀에 익은 주옥같은 재즈의 명곡들이 흥겹게 울려 펴지며 재즈, 가스펠, 컨트리, 블루스를 자유롭게 넘나든 천재적인 뮤지션 레이 찰스의 음악 세계에 입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음악이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귀를 열어둔 채 스크린을 응시한다면 20세기 중반의 재즈 클럽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패션을 눈요깃거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그다지 납득하기는 어렵지만 제이미 폭스의 명연기와 흥겨운 재즈만으로도 아깝지 않았던 ‘레이’였습니다.

덧글

  • THX1138 2005/03/01 23:11 #

    레이 찰스의 음악을 들을수 있었서도 좋았지만 제이미 폭스의 연기 때문에도 이 영화 좋았습니다. 제이미 폭스 정말 연기 잘하더라구요. 연기가 아니라 그냥 레이 찰스던데요.
    오스카가 제이미 에게 남우주연상을 준건 당연한겁니다. 정말 당연한거예요.
    어느 게시판에서 레오나르도가 못받아 아쉽다며 하는 소리가 '제이미 폭스는 그냥 립싱크만 했잖아요'라는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허허... 제이미 폭스의 앞으로의 연기 행보가 기대됩니다.
  • Nariel 2005/03/01 23:24 #

    꼭 보러 갈겁니다. 지금 예매중 ㅋㅋㅋ
  • 아가새 2005/03/01 23:35 #

    네....감독상은 솔직히 에비에이터가 받을 줄 알았는데 ;ㅅ; (다 퍼주니까 그건 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의상상 부문에 돌아가더군요 oTL) 립싱크는 저어어엉말 어이가 없네요'ㅅ'
  • LINK 2005/03/02 00:15 #

    아아.. 이거 꼭 (음악과 음향땜시) 극장에서 봐야하는데.. 설마 2주일은 걸려줄거라고 믿습니다만... 요새 극장은 믿을 수가 없어서.. ㅠㅠ
  • 마빈 2005/03/02 00:44 # 삭제

    딴 소리지만 제이미 폭스, 부시맨 닮지않았나요? '레이'에서의 제이미 폭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거의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아카데미의 영향으로 극장에서 봐야될 것 같은 영화가 한 두편이 아니네요. '레이' '밀리언달러' '네버랜드'도 봐야하고..이럴 줄 알았으면 전에 '콘스탄틴'말고 차라리 '레이'를 볼걸 그랬어요.
  • 상붐 2005/03/02 01:36 # 삭제

    트랙백 보고 왔습니다^^;
    저도 이런식의 분석적인; 글을 좀 써야 할텐데;
  • 디제 2005/03/02 16:05 #

    THX1138님/ '립싱크만 했다'는 건 좀 심한 표현이군요. 디카프리오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있겠죠.
    Nariel님/ Nariel님은 음악을 좋아하시니까 더욱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아가새님/ '에비에이터'도 감독상이나 작품상 받을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은데요.
    LINK님/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탔지만 요즘 한국 영화 시장에서는 아카데미가 별다른 프리미엄이 못되니 좀 서두르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마빈님/ 제이미 폭스... 부시맨보다야 훨씬 잘 생겼죠.
    상붐님/ 자주 놀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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