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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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프로야구 필자, 전 스포츠조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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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원더 우먼’ 스틸북 한정판 영화

최근 발매된 ‘원더 우먼’의 블루레이 스틸북 한정판입니다.


비닐 포장을 벗기기 전의 스틸북의 앞과 뒤. 하단 일부를 띠지가 감싸고 있습니다.

스틸북의 겉면. 무광이라 은은합니다.

스틸북의 내부. 왼쪽에는 팸플릿, 오른쪽에는 블루레이 디스크가 수납되어 있습니다. 디스크는 상단이 2D, 하단이 3D입니다.

팸플릿과 디스크를 걷어낸 스틸북의 내부. 겉면에서 볼 수 없는 원더 우먼의 얼굴을 전부 볼 수 있습니다.

원더 우먼 - 갤 가돗 매력적, DCEU 영화 중 가장 나아
원더 우먼 - 고전적 여성 슈퍼 히어로, 의문부호를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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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10월 21일 두산:NC PO 4차전 - ‘오재일 4홈런 9타점’ 두산 KS 진출 야구

두산이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21일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오재일의 4홈런 9타점에 힘입어 NC에 14-5로 대승했습니다.

오재일 역전 3점 홈런

1회초 NC 선발 정수민이 2사 만루 선취점 실점 위기에서 박세혁을 2루수 땅볼 처리했습니다. 2루수 박민우가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 처리했습니다.

1회말 NC는 1사 2, 3루에서 스크럭스의 유격수 땅볼 타점으로 1점을 선취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2사 1, 2루에서 권희동의 2루수 땅볼로 추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1회초와 1회말 흐름을 감안하면 선취점에 만족하기보다는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는 아쉬움이 NC는 더 컸습니다.

3회말 2사 후 두산이 뒤집었습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건우와 김재환의 연속 안타에 이어 오재일의 우월 3점 홈런이 터져 3-1이 되었습니다. 박건우와 김재환이 모두 패스트볼에 안타를 치자 NC 배터리는 오재일을 상대로 초구에 포크볼로 승부했지만 가운데 몰리는 바람에 홈런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산 타선은 14득점 중 10득점을 2사 후에 올렸습니다. 두산의 집중력이 무서웠던 반면 NC는 이닝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승부가 갈렸습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포스트시즌만 10경기 째였으며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탓으로 보입니다.

두산, 유희관 강판 늦었다

4회초 2사 만루와 5회초 2사 1, 2루 실점 위기를 세 번째 투수 이민호가 막아내며 4-1 점수를 유지하자 5회말 NC 타선이 마지막 힘을 냈습니다.

1사 후 박민우의 중전 안타와 나성범의 2루타로 1사 2, 3루가 된 뒤 스크럭스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습니다. 이어 모창민, 권희동, 지석훈의 3연속 안타를 묶어 2점을 추가해 4-4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두산 벤치에서는 선발 유희관의 강판이 늦었습니다. 모창민을 상대로 0:2의 카운트를 선점하고도 풀 카운트로 끌려간 끝에 1루수 오재일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맞았을 때 교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권희동의 좌전 안타가 나온 뒤 한용덕 수석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을 뿐 유희관을 교체하지 않았습니다. 지석훈의 동점 좌전 적시타가 나오자 그제야 유희관을 강판시켰지만 시기적으로 늦었습니다.

두산의 최종 목표가 플레이오프 통과가 아니라 한국시리즈 우승임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이날 4차전을 승리해 시리즈를 종료시켜야 했습니다. 김태형 감독이 타선을 믿고 유희관의 강판을 늦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끌려갈 경우 설령 승리해도 하루만 쉬고 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임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유희관의 강판은 미루지 말아야 했습니다.

오재일 4홈런 9타점

두산 타선의 저력은 5회말 동점 허용 직후인 6회초에 나왔습니다. 1사 후 류지혁의 우중간 2루타와 이민호의 폭투로 1사 3루의 리드 기회를 잡았으나 박건우가 유격수 땅볼에 그쳐 류지혁이 홈에서 아웃되었습니다. 득점에 실패하며 2사 1루가 되어 공격 흐름이 끊어졌습니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 대신 조수행을 대주자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조수행이 2루 도루에 성공해 득점권에 안착하자 NC 배터리는 김재환과의 정면 승부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김재환이 볼넷으로 출루해 2사 1, 2루가 되자 오재일이 2:0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 복판에 몰린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월 3점 홈런으로 7-4 리드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오재일의 두 번째 3점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되었습니다.

7회초와 7회말 양 팀이 1점씩 주고받아 8-5가 되자 8회초 1사 후 오재일이 중월 2점 홈런을 터뜨려 10-5로 달아나 승부를 완전히 갈랐습니다. 가운데 높게 몰린 139km/h의 패스트볼 초구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오재일은 9회초에도 2사 후 김재환과 백투백 솔로 홈런을 터뜨려 3연타석 홈런 포함 4홈런과 9타점으로 KBO리그 사상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및 최다 타점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KIA와 두산, 첫 KS 맞대결 성사

KIA와 두산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성사되었습니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는 KIA가 도전하는 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지만 KIA는 김기태 감독과 선수들 상당수가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두산은 강력한 타선과 함덕주-김강률의 불펜이 탄탄한 가운데 3일 휴식을 취한 뒤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선발 투수 4인 중 누구도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찜찜합니다.

KIA는 포스트시즌 내내 되풀이된 타고투저 추세를 마운드가 버텨낼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일단 4선발과 불펜은 두산에 비해 약세인 것이 사실입니다. 타선에서는 정규 시즌 막판 부진했던 4번 타자 최형우의 부활 여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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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진짜’와 ‘가짜’, 경계는 무엇인가? 영화

※ 본 포스팅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전편에 충실한 속편, 농축된 여운 남겨’에 이어

‘진짜’가 되고 싶었던 K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는 ‘진짜(Real)’입니다.

주인공 K(라이언 고슬링 분)는 자신이 월레스 사에 의해 제작된 레플리컨트가 아니라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와 레이첼 사이에서 태어난 레플리컨트가 아닐까 하는 희망을 가집니다. K는 제작된 레플리컨트는 ‘가짜’, 잉태된 레플리컨트는 ‘진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K의 홀로그램 연인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 분)는 K가 ‘특별한 존재’ 즉‘진짜’라며 ‘조’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K가 데커드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레플리컨트 저항 조직의 리더 프레이사(히암 압바스 분)는 ‘우리 모두 그러길 바랐다’고 언급합니다. 레플리컨트 모두가 자신이 제작된 레플리컨트가 아니라 잉태된 존재임이기를 바랐다는 것입니다.

K가 바랐던 ‘진짜’는 안나(칼라 주리 분)임이 밝혀집니다. K가 자신의 것으로 인식했던 목각 말(馬)을 공장의 폐허에 숨기는 꿈은 실은 안나의 과거 기억입니다.

K가 방문한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들은 모두 삭발인 반면 여자아이들은 머리카락이 있습니다. K의 꿈속에서 목각 말을 숨기는 아이는 머리카락이 있습니다. 즉 K가 아닌 안나가 어린 시절 목각 말을 숨긴 것입니다. 안나가 자신의 실제 기억을 K에 이식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진짜’와 ‘가짜’의 기준선은?

안나는 희귀병으로 인해 무균실 밖으로는 나가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그녀가 즐기는 숲이나 내리는 눈은 모두 홀로그램, 즉 가짜입니다. 반면 K는 안나의 연구소 밖에 있는 눈을 맞으며 최후를 맞이합니다.

K의 최후 직전 데커드는 ‘너는 누구인데 나에게 호의를 베푸느냐’고 묻지만 K는 미소 지을 뿐 답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K는 데커드를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끝까지 여겼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프레이사의 지시를 어기고 독자적 판단으로 데커드를 살려주며 부녀상봉을 성사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뜻한 바를 이룬 뒤 K는 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다 평온한 표정으로 숨을 거둡니다. 자신이 ‘가짜’이기에 불만스러워하는 표정은 전혀 아닙니다.

만일 K가 잉태된 레플리컨트였다 해도 인간들의 K에 대한 차별 대우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K와 다른 레플리컨트에 중요한 것은 자의식과 자기만족이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질문합니다. ‘진짜가 경험하는 가짜’와 ‘가짜가 경험하는 진짜’ 중 무엇이 ‘진짜’인지 여부입니다. 사실상 감금된 처지로 실제를 경험할 수 없는 ‘진짜’ 안나와 스피너를 몰고 다니며 진짜를 마음껏 경험한 ‘가짜’ K 중 누가 행복한지 묻습니다.

안나는 아버지와 상봉해 삶을 이어갈 것이며 K는 가족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안나가 아닌 K의 손을 들어주는 듯합니다. ‘대의를 위한 죽음이 가장 레플리컨드가 선택할 수 있는 인간적 행동’이라는 대사와도 맞닿아있습니다.

무균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안나와 평생 도망자 신세인 데커드가 향후 행복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편 ‘블레이드 러너’의 결말처럼 데커드가 안나를 동반해 도피행각을 벌이기도 어렵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주제의식은 선천적 조건보다는 후천적 경험의 중요성에 무게를 둡니다. 넓게 보면 합리론이 아닌 경험론에 가깝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인간의 존재 가치의 입증은 그 사람이 축적한 체험이 대변한다는 것입니다.

조이의 사랑은 ‘진짜’

조이의 존재 역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K가 조이와 섹스, 즉 ‘첫 경험’하기 위해서는 레플리컨트 매춘부 마리에트(매킨지 데이비스 분)의 몸을 빌려야 하는 처지입니다.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리에트는 조이를 폄하합니다. 인간 - 레플리컨트 - 홀로그램의 3단 계급구조입니다.

러브는 K와의 첫 대면에서 조이가 ‘월레스 사의 제품’임을 확인합니다. 조이가 양산품, 즉 ‘가짜’라는 사실을 K가 인식하지 못했을 리가 없습니다.

K를 향한 조이의 사랑은 너무나 애틋하고 지극해 ‘진짜’로 보입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러브(실비아 혹스 분)가 조이를 ‘월레스 사의 제품’임을 재확인하며 소멸시키는 최후의 순간까지 조이는 ‘사랑해’를 외칩니다.

프레이사의 지시를 받고 데커드를 찾아가는 K는 LA 한복판에서 조이의 대형 광고판과 조우합니다. 광고판의 조이는 ‘조’라는 이름까지 언급합니다. 양산품 조이가 자신의 주인을 특별히 대하며 무조건 ‘조’라는 이름으로 부른다는 암시입니다.

이때 조가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 유추하는 쉽지 않습니다. 양산품에 대한 사랑은 ‘가짜’라고 깨달으며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했던 경험이 특별했던 조이를 짓밟아 소멸시킨 러브와 월레스 사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실체가 없는 여성형 AI에 대한 남자 주인공의 사랑은 역시 미래를 배경으로 한 2014년 작 ‘그녀’에도 다뤄진 바 있습니다. ‘그녀’도 AI와의 사랑이 육체적 실체는 없지만 경험이 축적된다면 ‘진짜’가 된다는 주제의식입니다.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는 복제된 레이첼(숀 영 분)가 조우하지만 눈(眼) 색상이 다르다며 거부감을 드러냅니다. ‘가짜’ 레이첼은 러브에 의해 무참히 살해됩니다.

반면 라이스베이거스의 거처에서 데커드는 개와 함께 지냈습니다. K는 개가 ‘진짜’인지 묻지만 데커드는 개의 ‘진짜’ 여부에 개의치 않습니다. 개는 데커드와의 함께 한 경험을 지녔으며 사랑을 받아 이미‘진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진짜’와 ‘가짜’, 경계가 무너지다

외형적으로는 신분제가 폐지되어 평등한 현대 사회이지만 경제적 이유로 계급적 구분은 뚜렷하며 인종 차별도 여전합니다. 인종 및 종교가 다른, 가난한 난민에 대한 차별은 세계적 문제 중 하나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LA 시가지에서 거의 보이지 않던 어린이들은 쓰레기장에서 오프월드행 우주선 제작을 위한 니켈 채취의 노동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은 30년 이상 유아노동에 매달리고 있으며 공권력은 방치하고 있습니다. 제3세계 유아노동의 현실을 고발합니다.

선천적 조건보다 후천적 경험을 강조하는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주제의식은 현대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인간이든, 레플리컨트든, 홀로그램이든 간에 평등해야 한다는 비유적 접근은 인종, 종교, 경제 능력과 무관하게 평등해야 한다는 주제의식으로 수렴합니다.

현대인은 이미 가상의 것에 대해 집착하고 있습니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의 캐릭터에 열렬한 애정을 보내며 게임 아이템의 획득에 거액을 쓰기도 합니다. 실체로 존재하지 않아도 실존하는 것과 마찬가지, 혹은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합니다. ‘존재의 실재를 입증하는 조건’은 그것이 실체를 보유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인식입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한국 개봉 카피문구는 ‘진실과 거짓, 그 경계가 무너진다’입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면 ‘진짜와 가짜, 그 경계가 무너진다’에 가깝습니다.

시적인 영상미, 압도적

‘블레이드 러너 2049’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소수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전편 ‘블레이드 러너’의 운명까지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의 개봉에 앞서 이번에는 스피너의 숨 막히는 추격전 액션 정도는 포함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K가 데커드가 연행되는 러브의 스피너를 공격해 불시착시키지만 ‘추격전’이라 부를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전편에는 스피너와 음성 인식기기 등 SF 영화다운 참신한 기계도 등장했지만 ‘블레이드 2049’는 시대를 앞서가는 기계장치는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음성 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시대에 그보다 앞서가는 기계장치를 영화가 선보이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SF 영화가 발붙일 여지가 점차 좁아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락적 요소가 드문 대신 ‘블레이드 러너’는 철학적 사유와 압도적 영상으로 정면 승부합니다. IMAX 카운트다운부터 제시되는 2049년 푸른색 LA와 후반부에 당돌하게 등장하는 붉은색 라스베이거스는 뚜렷하게 대조됩니다. (역시 소니가 배급했던 ‘스파이더맨 홈커밍’도 독특한 IMAX 카운트다운 로고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가상의 미래 사회의‘황량하고 음울한 아름다움’은 너무도 압도적이며 동시에 시적입니다. 전작의 장점을 고스란히 계승해 근래 보기 드문 SF 영상미입니다.

한스 짐머와 벤자민 월시의 배경 음악은 중저음이 강조되어 다소 거북할 정도입니다. 전반적으로 러닝 타임이 길고 장면의 템포가 늦은 만큼 관객을 자극하며 불편하게 만들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작중 세계관이 현실을 반영한 디스토피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보유한 블래스터의 발사음은 매우 강력합니다. K의 아파트 맞은편 건물의 대형 전광판의 화장품을 광고는 여성의 한국어 음성으로 제시됩니다. 전편의 일본인 여성이 등장하는 대형 전광판의 오마주입니다.

K에 대한 러브의 감정은?

K가 레이첼의 조사를 위해 월레스 사로 찾아가 러브와 처음 만나는 장면은 전편의 데커드와 레이첼의 첫 만남 장면을 비틉니다. 러브가 K에게 데커드와 레이첼 첫 만남 당시 대화를 녹음한 파일로 들려주자 K는 두 사람 사이의 사적인 감정을 금세 간파합니다. 러브도 K에 사적인 대화를 시도하지만 K가 응하지 않아 두 사람의 관계는 사적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러브가 K에 호감을 보이는 장면은 K가 레이첼의 비밀을 파고들지 못하도록 연막을 치기 위한 이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첼이 데커드에 호감을 가졌듯이 러브도 K에 호감을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러브는 자신의 인간적 감정의 표현물인 눈물을 흘리지만 실제 감정은 항상 억누르고 있습니다.

데커드를 놓고 K와 러브가 혈투를 벌이는 클라이맥스에서 러브는 K에 치명타를 가한 뒤 그에게 키스합니다. K를 조롱하며 자신의 승리를 뽐내는 제스처로 볼 수 있지만 첫 만남부터 느꼈던 호감의 발로로 해석될 여지도 있습니다.

베스트 오퍼’에서 실비아 혹스는 매우 여성적인 이미지로 미셸 파이퍼를 연상시켰는데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부츠와 바지, 그리고 포니테일이 보이시해 미셸 모나한을 연상시킵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흑막은 러브의 보스 월레스(자레드 레토 분)입니다. 직접적으로 제시되지 않으나 빛나는 눈동자와 귀 아래쪽의 칩 교체는 그 역시 레플리컨트임을 암시합니다. 월레스의 등장 장면은 많지 않은 가운데 주인공 K와 만나는 장면이 없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주인공과 보스 캐릭터가 러닝 타임 내내 단 한 번도 만나지 않는 영화는 드뭅니다.

블레이드 러너 극장판 - ‘내레이션-결말’도 걸작의 진가는 못 가려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장르적 전복을 통해 탄생한 SF 걸작
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전편에 충실한 속편, 농축된 여운 남겨

그을린 사랑 - 전쟁 참화 극복한 신화적 모성
프리즈너스 - 보기 드문 수작 스릴러
프리즈너스 - 종교가 외려 악마를 낳다
에너미 - 도플 갱어, 거미줄처럼 뒤얽힌 악연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 묵직함 돋보이는 하드보일드 스릴러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 여성과 흑인의 소외
컨택트 - 지적이며 관념적인 SF, 대중성은 부족
블레이드 러너 2049 IMAX - 전편에 충실한 속편, 농축된 여운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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