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의 시대 역시 막을 내린 지 오래입니다. 운영 주체가 사실상 이글루스를 방치한 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과연 이글루스를 20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조회 수가 8천 7백만이 조금 넘는데 천만을 넘길 수 있을지 최근 들어 항상 의문시하고 있었습니다. 이글루스가 서비스 종료일을 6월 16일로 결정했으니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는 19년 5일 만에 문을 닫게 됩니다. 아쉽게도 조회 수 천만은커녕 9백 만도 넘지 못지 못할 듯합니다.
저는 이글루스를 감정의 표출 장소로 활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설령 건조하다는 평을 받더라도 최대한 감정을 덜어낸 채 직장 생활하듯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를 운영했습니다. 언젠가 이글루스와 작별할 날이 올 것이라 예상은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서비스 종료 방침이 발표되니 사랑했던 이로부터 실연을 통보받은 듯 허전합니다.

제가 이글루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첫째, 고양이 두찌와 만나고 헤어진 것입니다. 2010년 3월부터 저와 함께 살게 된 두찌는 2019년 8월 심장병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두찌와의 만남과 행복했던 일상, 그리고 이별은 이글루스에 모든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지켜주던 친구 두찌는 갑자기 제 곁을 떠났습니다. 두찌가 많이 아팠을 때 그리고 떠났을 때, 저는 아프리카 TV로 LG 트윈스 야구 경기를 중계하다 공수 교대 시간에 마이크를 끄고 울었습니다. 지금도 매일같이 두찌를 생각하고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둘째,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인 ‘기동전사 Z건담’의 TV판 50화 전편을 리뷰하고 극장판 삼부작을 일본에서 실시간 관람해 평을 올린 것입니다. 비록 극장판은 후편으로 갈수록 용두사미였으나 ‘기동전사 Z건담’의 붐이 다시 일어나고 제가 다시 공부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어도 저는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아프리카 TV, 트위터 등을 통해 변함없이 활동할 예정입니다. ‘븐점’이라 이름 지은 네이버 블로그는 2016년부터 영화 리뷰와 야구 관전평의 글 창고로 활용해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가 그다지 마음에 드는 공간은 아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곧 ‘븐점’ 꼬리표는 떼어내고 사실상의 ‘본점’이 되겠죠.
유튜브 채널 오픈 두 달 만에 이글루스가 종료가 발표되어 묘한 기분마저 듭니다. 유튜브 채널에는 이글루스에 공개하지 않았던 컬렉션과 더불어 Z건담 TV판 리뷰의 업데이트판인 ‘Z건담 같이 보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향후 유튜브 채널의 비중을 점점 늘려나갈 생각이며 다른 건담 시리즈의 ‘같이 보기’도 할 예정입니다.
아프리카 TV는 LG 트윈스의 정규 시즌 및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블로그, 유튜브, 아프리카 TV는 물론 블로그에는 퍼올 수 없는 신문기사, 원안으로 참여한 카툰까지 모두 한 번에 링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저의 활동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이글루스의 기존 글과 사진은 네이버 블로그를 비롯한 다른 공간으로 전부 고스란히 옮겨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제가 백업을 받아 개인적으로 소장은 하겠지만 현시점에서 봤을 때 정제되지 않았던 포스팅은 세월 속에 조용히 잊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향후 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의 운영과 관련해 새로운 결정이 내려지면 공지하겠습니다. 하루에 2000이 넘었던 조회 수가 1/10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누군가는 읽고 있다는 생각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19년 동안 지켜봐 주시며 변함없는 힘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글루스의 다른 블로거분들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 믿습니다.
2023.3.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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